스타벅스가 매년 여름 내놓는 ‘e-프리퀀시’ 행사가 초반부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고거래 시장에서는 음료 한 잔당 찍히는 스티커 한 장이 최대 4000원에 거래될 정도다. 에스프레소 한 잔이 3900원인 걸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높은 가격에 판매되는 셈이다. 프랑스 스포츠 브랜드 라코스테와 협업한 한정판 굿즈(사진)가 어느 때보다 조기 소진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벌어지는 진풍경이다.
1일 당근마켓·중고나라 등 주요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일반 스티커 3000원, 미션 스티커 3500원”, “완성본 5만5000원” 등 프리퀀시 거래 관련 글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수량 무제한으로 구매하겠다” “입금 먼저 하겠다” 등의 거침없는 제안도 흔하다. 사은품 조기 소진 뒤 웃돈을 얹어 되파는 걸 노린 포석으로 풀이된다.
스타벅스 프리퀀시 행사는 매년 여름과 겨울에 열리는 정기 프로모션이다. 올여름엔 지난달 22일 시작해 다음 달 20일까지 약 두 달간 진행된다. 17잔의 제조음료를 구매하고 프리퀀시를 완성하면 선착순 예약으로 원하는 굿즈를 받을 수 있는 행사다.
일찌감치 뜨거워진 중고거래 시세는 이렇다. 일반 음료 스티커는 2500~3000원, 상대적으로 비싼 미션 음료 스티커는 3000~4000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프리퀀시 스티커 한 개 가격이 음료 한 잔 값에 근접한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17장이 모두 모인 완성본은 5만~7만원 선에 판매된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 한 잔(4700원)을 14잔 마시고 5000원이 훌쩍 넘는 미션 음료 가격 3잔을 더한 것과 큰 차이 없는 가격에 유통되고 있는 셈이다. 음료 없이 스티커만 거래된다는 점에서 굿즈만을 공략하는 수요가 존재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스타벅스의 프리퀀시 행사는 매번 열기가 뜨겁지만 올해는 유독 초반부터 달아올랐다. 테니스 인구가 선호하는 라코스테와의 협업, 캠핑 인구가 좋아할 만한 상품 구성이 초반 열기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굿즈는 라코스테와 협업해 제작된 캠핑의자, 포켓, 가방, 타월 등 총 4종이다.
반복되는 프리퀀시 리셀 과열 현상은 스타벅스 굿즈 특유의 소장가치와 희소성이 더해진 결과다. 행사 시작과 동시에 특정 굿즈 품목이 조기 소진되면서 일부 소비자들이 사재기 후 폭리를 취하려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프리퀀시 스티커 가격이 이같이 치솟은 것은 이례적”이라면서도 “이번 굿즈는 테니스 인구 등 젊은 소비층 감성을 정조준한 마케팅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