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하 작은 병변까지… 암 척추 전이 조기 진단 AI 개발

입력 2025-06-03 00:08

암이 뼈로 퍼지는 ‘골전이’는 폐암 유방암 전립선암 환자에게서 특히 자주 일어난다. 척추에 전이가 생기면 골절, 마비, 신경손상 등을 유발해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척추 전이는 환자의 치료 방향 결정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환자 한 명당 수백 장에 달하는 척추 MRI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영상의학과 의사들의 부담은 적지 않다. 이에 인공지능(AI)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서울대병원 운영 서울시보라매병원 영상의학과 김동현 교수 연구팀은 최근 척추 MRI를 활용해 골전이를 자동 탐지할 수 있는 ‘딥러닝 기반의 AI 모델(U-Net)’을 개발하고 관련 논문을 대한영상의학회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2015~2021년 수집된 환자 322명의 척추 MRI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암 전이 부위를 잘 보여주는 세 가지 종류의 MRI 영상 데이터를 조합해 딥러닝 모델을 학습시켰고 영상의학과 전문의 5명과 탐지 정확도를 비교 실험했다.

그 결과, 가장 성능이 우수했던 AI 모델은 전이 병변을 85.7%의 정확도로 탐지해냈다. 이는 전문의의 평균 정확도(74.6%)보다 높은 수치다. 잘못된 진단(오탐지) 비율도 AI가 더 낮았다. 특히 조기 진단이 어려운 1㎝ 이하 작은 병변까지 찾아낼 수 있었던 점이 주목할 만하다.

김동현 교수는 2일 “이번 연구는 실제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모델이 전문의 수준의 정확도로 뼈전이를 탐지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라며 “향후 AI 진단 보조 시스템의 정착과 고도화를 위한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