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성 백내장, 노인성보다 진행 빨라 수술 시기 놓칠 수도

입력 2025-06-03 00:07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당뇨병 유병률은 남자 12%, 여자 6.9%다.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다양한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는데 눈에 영향을 주게 되면 당뇨망막병증, 당뇨병성 백내장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당뇨병성 백내장은 노화로 인한 노인성 백내장보다 진행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져 시야가 뿌옇거나 흐리게 보이는 질환이다. 당뇨병성 백내장은 혈당이 높아지면서 혈액이 끈적한 상태가 되고 이 당 성분이 수정체에 점점 쌓이면서 유발된다. 노인성 백내장보다 수정체 혼탁 현상이 급격하게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빠른 진행으로 인해 적절한 수술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모든 백내장의 근본 치료 방법은 수술이다. 하지만 당뇨병성 백내장 수술의 경우 당뇨가 수정체뿐만 아니라 각막, 홍채, 망막 등 안구 전체에 영향을 미쳐 또 다른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또한 혈당이 안정적이지 않은 상태에서 수술하면 회복이 더딜 수 있고 망막혈관이 손상돼 ‘유리체 출혈’ ‘신생혈관녹내장’ 등 다른 안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 따라서 수술받기 전에 철저한 혈당 관리를 통해 신체 컨디션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당뇨병성 백내장 환자는 당뇨망막병증이 동반된 경우가 많아서 백내장 수술 전 망막 검사가 필수적이다. 검사 결과에 따라 백내장 수술 전 망막 치료를 먼저 해야 할 수 있다. 망막 수술과 백내장 수술을 동시에 진행하는 때도 있다. 또 두 질환이 함께 있는 경우 백내장 수술 효과가 다른 사람보다 낮을 가능성이 크다.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조한주 전문의는 2일 “당뇨병성 백내장은 일반적인 노인성 백내장보다 수술이 까다로운 경우가 많고 수술 전후로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 많아 환자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면서 “당뇨병성 백내장의 특징을 잘 알고 있는 숙련된 전문의와 상담해 적절한 치료 방법을 결정하고 수술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