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호재·DSR 3단계 악재 속 꿈틀대는 서울 집값

입력 2025-05-30 02:25
연합뉴스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재지정으로 사그라들었던 서울 집값이 다시 꿈틀댄다. 부동산시장은 지금 기준금리 인하라는 ‘자극 요인’, 오는 7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이라는 ‘냉각 요인’, 대선 이후의 ‘불확실성’ 등이 혼재된 상황이다. 이번 금리인하 수준으로는 부동산 시장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하반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서울 공급 부족 등이 집값 상승을 자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부동산원은 29일 5월 넷째주(26일 기준)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전주 대비 0.16%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국은 하락 전환(0.00→-0.02%)하고, 수도권도 인천(0.00→-0.04%) 경기(-0.01→-0.03%)가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서울은 5월 1~4주간 매주 0.08→0.10→0.13→0.16% 오르며 상승 폭을 키웠다. 서울시가 지난 3월 24일부터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와 용산구에 토허제 확대 재지정한 뒤 상승 폭이 0.08~0.09%대에 머물렀으나 최근 다시 과열 조짐이다. 특히 토허제 대상 위주로 상승률이 높다. 강남(0.39%) 송파(0.37%) 서초(0.32%)와 목동 재건축 단지가 있는 양천구(0.31%) 순이었다.


부동산원은 재건축 등 선호단지 위주로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직방도 “토허제 해제 기간 강남권 신축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자 오히려 압구정·목동·여의도 재건축 단지의 가격 메리트가 부각됐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과거 진보정부에서 집값 급등을 경험한 수요자들이 미리 움직인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환경은 부동산 자극요인과 냉각요인이 뒤섞인 모습이다. 한국은행 이날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2.75→2.50%)했다. 향후 경제상황에 따라 2~3차례 더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오는 7월부터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시행된다.

하반기 정치·경제 상황이 집값 전망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이자 부담을 극적으로 낮추진 않아서 실질적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반기 추가 인하에 따른 전환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연 연구위원은 “새 정부 초기에 대출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금리인하, 매물감소, 전세가 상승, 주택 공급 위축 등으로 서울 주요 지역 가격 상승이 지속할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