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삼립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협업해 출시하며 베스트셀러에 오른 ‘크보(KBO)빵’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크보빵 생산공장에서 50대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뒤 불매 여론이 거세진 데 따른 조치다.
SPC삼립은 “KBO와 협의해 크보빵 생산을 중단하고 안전 강화 활동과 신뢰 회복에 더 힘쓰겠다”고 29일 밝혔다. SPC삼립은 유통업체와 논의해 다음 달 1일부터 크보빵 생산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크보빵은 SPC삼립이 KBO 9개 구단의 특징을 담은 제품으로 지난 3월 출시됐다. 출시 41일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0만봉을 넘어서며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지난 19일 주 생산공장인 경기 시흥시 삼립공장에서 50대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숨진 뒤 소비자 사이에서 불매 움직임이 일었다.
SPC 경영진은 이날 국회에서도 수차례 고개를 숙였다. 도세호 SPC그룹 대표이사와 SPC삼립 황종현 이사회 의장, 김범수 대표이사는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노동본부와 민주당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개최한 간담회에서 재발 방지 약속과 추가 안전 강화 조치를 발표했다. 도 대표는 “안전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며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 문화 확립과 안전 중심의 시스템 혁신에 나서겠다”고 했다. 계열사별로 설비 자동화와 안전관리 인력 강화에 투자해 사고를 막는다는 방침이다.
SPC삼립은 사고 발생 직후 공장 가동을 중단했으며 조사가 완료되면 사고 설비를 철거·폐기한다는 방침이다. 노사 협의를 통해 연속 근무를 줄이고 일부 라인에는 4조 3교대 시범 운영을 도입하는 등 근무 형태도 개선한다. SPC 노동자들은 12시간 맞교대와 밤샘 근무, 무리한 시설 가동 등을 잇단 참변의 원인이라고 지목한 바 있다.
SPC에선 2022년 경기 평택 SPL제빵공장 사망사고 직후 허영인 그룹 회장이 사과하며 안전경영 강화를 위해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에도 노동자 사망사고와 절단사고 등이 발생하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