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9일 2720.64로 마감,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지수가 2700 위로 올라선 것은 미국 경기침체 우려로 급락한 지난해 8월 ‘블랙 먼데이’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9% 오르며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8월 1일(2777.68) 이후 최고치에 도달했다. 기관이 7298억원, 외국인이 2885억원 각각 순매수하며 동반 매수에 나선 덕분이다.
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이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발표한 상호관세의 발효를 차단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시장이 환호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즉각 항소해 관세 이슈는 법적 분쟁으로 돌입하게 됐다”면서도 “7월 주요 교역국을 향한 상호관세 부과는 시기적으로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상승했다. 엔비디아가 1분기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삼성전자(0.36%) SK하이닉스(1.92%) 등 반도체 기업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트럼프 관세 제동에 현대차(2.74%) 기아(4.72%) 등 자동차 기업 주가도 상승했다.
이날은 특히 차기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 기대감에 미래에셋증권(23.21%)과 한국금융지주(9.06%) 등 증권사와 HD현대(11.26%) 한화(10.22%) 두산(8.63%) 등 지주사 주가가 크게 올랐다. 증시 부양으로 거래가 많이 일어나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이 자사주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연 2.50%로 낮춘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기준금리 인하는 시중에 유동성이 늘어나 증시에 자금이 유입되는 효과가 있다. 증권가는 하반기 코스피 지수가 30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본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는 조선·방산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성장주와 저(低) PBR 가치주 중심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