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여성 신체 발언’ 일파만파… “당장 사퇴하라”

입력 2025-05-28 18:57 수정 2025-05-28 23:54
2030청년정치공동체 청년하다 등 3개 청년단체가 28일 서울 여의도 개혁신당 당사 앞에서 ‘자격미달 정치인 이준석 사퇴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있다. 이들은 “혐오를 대표하는 이준석을 대선 후보로서 인정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지난 27일 열린 마지막 TV토론에서 여성 신체를 지칭하며 폭력적인 표현을 한 뒤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더불어민주당 등은 “저열한 여성혐오 표현”이라며 대선 후보 사퇴를 촉구하면서 경찰에 이 후보를 고발했다. 이 후보는 28일 “심심한 사과를 한다”고 밝혔지만, 동시에 “충분한 검증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화살을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 돌렸다.

이준석 후보는 전날 토론회 도중 여성의 신체에 대한 노골적 표현을 사용해 “여성혐오에 해당하느냐”고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질문했다. 이재명 후보 가족의 과거 언사 관련 논란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하지만 토론 이후 막말 논란이 증폭됐다. 민주당은 이 발언이 언어폭력에 해당한다며 이준석 후보의 대선 후보 및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조승래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구제불능의 혐오선동가 이준석 후보는 정계를 떠나기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진보당은 이준석 후보의 발언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다.

이재명 후보도 “대선이 비방과 험담, 입에 올릴 수도 없는 혐오의 언어로 채워지고 있다”며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이준석 후보의 발언은 특히 전국에 전파된 생방송에서 나온 것이어서 시민단체도 들끓었다. 정치하는엄마들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여성인권위원회는 이 후보를 정보통신망법 및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청에 고발했다. 민주노총도 “모든 국민이 이 후보의 성폭력 발언을 고스란히 겪어야 했다. 지금 당장 사퇴하고 온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개혁신당 홈페이지 민원 게시판에도 탈당을 원한다는 글이 수백 건 올라왔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여의도공원 유세에서 직장인들에게 인사하던 중 손목시계를 바라보고 있다. 이 후보는 전날 TV토론에서 여성 신체를 지칭한 원색적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연합뉴스

논란이 번지자 이준석 후보는 결국 사과했다. 그는 서울 여의도 유세 직후 기자들과 만나 “순화해 표현한 것이고, 그대로 옮겨 전한 것이어서 다른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불편함을 느꼈을 국민들께 심심한 사과를 전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어진 서울 강남 코엑스 집중유세에서는 “민주당 등이 이준석을 제명하자고 국회 윤리위원회에다 뭘 낸다고 한다. 같잖아서 말이 안 나온다”며 거칠게 반응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 아들이 문제의 발언과 불법도박 혐의로 50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재명 후보는 이런 게 드러난 이상 하루빨리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페이스북에도 “아무리 메신저 공격하고 물타기 해도 바뀔 것은 없어 보인다”는 글을 올렸다. 자신의 토론회 발언에 대한 비판을 이재명 후보 가족의 과거를 희석시키려는 정치적 공세로 인식한다는 것으로 읽힌다.

한편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페이스북에 “온라인 성범죄 처벌 강화”라고 쓰며 ‘한 줄 공약’을 올렸다. 이는 이재명 후보 아들의 과거 여성 대상 비하 발언을 지적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성윤수 윤예솔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