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벨트 훑고 인천서 투표하는 김문수 ‘맥아더 구상’

입력 2025-05-28 18:53 수정 2025-05-28 23:53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8일 경남 김해시 김해수로왕릉 앞 광장에서 ‘방탄 NO! 진심 ON!’이라고 적힌 선거복을 입고 유세하고 있다. 김 후보는 유세복을 풀어헤치며 “저는 방탄조끼 없고 러닝셔츠만 있다”고 외쳤다. 김해=최현규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8일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를 누비는 유세 강행군을 폈다. 사전투표 첫날인 29일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에서 투표를 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김 후보의 유세 동선에 ‘인천상륙작전: 대역전의 서막’이라는 컨셉트를 달았다. 6·25전쟁 당시 반격의 전기였던 인천상륙작전처럼 지지층이 많은 낙동강 전선을 견고하게 사수하고, 인천을 교두보로 수도권을 집중 공략해 선거 막판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을 만들어내겠다는 구상이다.

김 후보는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3·15 민주묘지 참배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방명록에 ‘김주열 민주열사, 민주주의를 지켜주소서’라는 글을 남기고 김 열사 묘소를 찾았다. 묘비를 어루만지다가 잠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창원 유세에서도 김 열사를 거론하며 “입학도 못한 고등학생의 죽음을 생각하면서 울었다”며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그냥 공짜로 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탄·괴물 독재를 용서할 수 있느냐”며 “여러분이 저와 함께 다시 한번 민주화운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사전투표 참여도 거듭 당부했다. 창원 유세에선 자신의 이름이 인쇄된 대형 투표용지에 기표 도장 모형을 들고 투표하는 퍼포먼스도 선보였다. 김 후보는 “우리가 감시를 철저히 하고 있으니까 걱정 마시고 투표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이 후보에 대한 공세 수위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그는 “삼권분립이 대한민국 헌법의 기본인데, 그걸 똘똘 말아 합쳐 이재명 개인을 위한 권력을 만들려는 것이 총통제”라며 “범죄자의 방탄 총통 국가가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민주당의 대법관 증원 법안,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추진 등을 언급하며 “도둑놈이 경찰 몽둥이를 뺏어 경찰을 두들겨 패는 격이다. 이게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

고향 영천의 유세장에서는 작고한 모친을 떠올리며 울먹이기도 했다. 그는 “1974년도에 민청학련이라고, 유신에 반대한다고 수배돼 도망다니는 중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며 “그때 하신 말씀이 ‘문수야, 졸업하고 데모하면 안 되나’였다”고 회상했다. 김 후보는 “그후 20년 뒤에 (대학을) 졸업했다. 그동안 감옥 2번 가고, 공장에서 2번 해고됐다”며 “졸업하고 어머니 산소에 졸업장을 가져갔더니 너무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눈물에 지지자들은 “울지마”를 외쳤다.

김 후보는 29일 인천 계양을 찾아 사전투표할 계획이다. 인천 자유공원의 맥아더 동상을 찾고 부평 일대에서 유세를 한 뒤 시흥·안산·의왕·안양 등 경기도 서남부 일대를 차례로 훑는다. 한 선대위 관계자는 “야구로 비유하자면 지금은 7회말 정도가 된다. 1대 9로 뒤진 채 출발했으나 7대 9까지 따라붙었다”며 “이제 역전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진 이강민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