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은 ‘미식’ 경쟁 중… 미쉐린 레스토랑과도 협업한다

입력 2025-05-29 00:17
모델들이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 알렌 서현민 셰프의 디저트를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7월 30일까지 알렌의 디저트를 우수 소비자(VIP)에게 제공한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백화점업계의 ‘미식 경쟁’이 치열하다. 백화점 성장을 이끄는 대표 분야로 식음료가 입지를 굳히면서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유명 맛집을 유치하고 신규 브랜드를 발굴하며 미식 콘텐츠 강화에 나섰다. 먹거리로 매출 돌파구를 마련하고, 높은 집객효과를 노려 다른 상품군 매출까지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업계 최초로 백화점 우수 소비자(VIP)를 대상으로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과 협업해 미식 서비스를 대폭 강화했다고 28일 밝혔다. 트리니티 등급(연간 구매 금액 최상위 999명)과 블랙 다이아몬드(연간 구매 금액 1억2000만원 이상) 소비자가 공략 대상이다. 오는 7월 30일까지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 알렌과 협업한다.

최근 몇 년에 걸쳐 이어진 신세계백화점의 식음료(F&B) 부문 리뉴얼은 업계 안팎의 관심을 모은다. 새로운 트렌드를 선보이고 주도하면서 ‘오픈런 열풍’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 파크’, 백화점과 호텔을 결합한 ‘하우스 오브 신세계’ 등은 방문객이 줄을 잇는 맛집들로 채워졌다. 지난 2월 강남점 슈퍼마켓을 업그레이드한 ‘신세계 마켓’도 쇼핑객을 모으고 있다.

백화점에서 맛집 매출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경기 불황의 영향을 덜 받는 VIP부터 가볍게 백화점을 방문하는 이들에 이르기까지 모두 사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하는 선에서 고급화와 대중화의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잠실 에비뉴엘은 지난해 F&B 부문 매출이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롯대백화점은 서울 잠실을 중심으로 미식 트렌드에 힘주고 있다. 프리미엄 다이닝 브랜드를 연이어 유치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정통 한식 다이닝 ‘해남천일관’, 고급 중식 ‘JS 가든 시그니처’ 등이 대표적이다. 잠실점 본관에선 지난 21일 ‘부티크 호시카이’가 오픈했고, 잠실 롯데월드몰에선 다음 달 9일부터 ‘콘피에르 셀렉션’이 문을 연다.

F&B 브랜드 단독 유치에 주력하는 곳은 현대백화점이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8월 자체 카페 브랜드 ‘틸 화이트’를 더현대 서울에서 선보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다. 2030을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다. ‘이타마에 스시’ ‘몽촌닭갈비’ 등 국내외 유명 브랜드의 1호점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었다. 식품관으로 유명세를 날린 만큼 몇 년 사이 식품관 리뉴얼이 늘었다.

맛집은 소비자를 백화점으로 불러들이고 오래 머물게 하는 효과도 낸다. 맛집 방문을 이유로 백화점에 찾게 된 이들이 대기시간 동안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게 된다. 체류 시간이 길어지다 보면 고수익 상품군 구매 가능성도 커지게 되는 식이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 유치만큼 맛집을 끌어오는 일이 중요해졌다.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사업이 됐다”이라며 “매출에서도 효과를 보고 있어 미식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