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의 골잡이 전진우(사진)가 물오른 골 감각으로 생애 처음으로 단 태극마크의 가치를 증명했다. 몸 상태가 절정에 이른 만큼 6월 A매치에서 선발로 출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28일 국민일보에 “전진우는 현재 대표팀의 측면 윙어 자원 가운데 가장 컨디션이 좋다”며 “선발 투입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대표팀 발탁 후 나선 첫 경기에서도 전진우는 매서운 발끝을 자랑했다. 전날 리그 16라운드 대구FC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해 팀의 4대 0 대승을 이끌었다. 리그 득점 선두(11골 1도움) 자리도 지켰다.
기량과 정신력을 모두 증명했다. 경기 초반 상대와 공중볼 경합을 하다 오른쪽 눈두덩이를 다쳐 크게 부어올랐지만 부상 투혼 끝에 2개의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 후반 20분 수비수 3명을 제치고 골문을 열더니, 6분 뒤 절묘한 땅볼 크로스로 이영재의 쐐기골까지 도왔다.
이번 6월 A매치 2연전에서의 활약도 기대할만 하다는 평가다. 전진우는 31일 리그 17라운드 경기를 소화한 후 대표팀에 곧바로 합류한다. 대표팀 2선이 워낙 화려한 진용을 꾸리고 있어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지만 지금의 골 감각이라면 예상을 뒤집고 선발로 나설 수도 있다.
그간 대표팀 측면 윙 자리를 맡았던 선수들의 컨디션이 떨어져 있어서다. 황희찬(울버햄프턴)은 올 시즌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 체제에서 출전 시간을 부여받지 못해 경기력 저하가 우려된다. 손흥민(토트넘) 역시 발 부상으로 리그 최종전에도 결장했다.
김 위원은 “손흥민, 이재성(마인츠), 황희찬 등 기존 멤버들을 먼저 기용하고 전진우를 교체로 쓸 수도 있지만 이 경우 선수들의 체력 부담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며 “가장 몸 상태가 좋은 전진우를 먼저 내보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전진우의 합류로 홍명보호의 전술적인 선택지가 더 넓어지기도 했다. 오현규(헹크), 오세훈(마치다 젤비아) 등 스트라이커를 통한 중앙 공격 외에도 빠른 발을 무기로 전진우가 측면에서 득점력을 더할 수 있다.
김 위원은 “전진우가 나타나면서 대표팀의 플랜B가 확실해졌다”며 “전진우를 활용해 순간적으로 하프 스페이스를 공략하면 공격수 수적 우위를 가져가는 데 유리하다”고 짚었다.
다만 성인 대표팀은 처음인 만큼 관건은 적응이다. 김 위원은 “축구 지능이 높은 선수라 큰 문제는 없겠지만, 대표팀의 환경은 소속팀과 다를 것”이라며 “미세한 전술 변화에 적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