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나침반이 된 성경말씀] 자기 독선으로 남을 정죄하지 않는지

입력 2025-05-31 03:01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 하시니라.”(창 2:17)


예전부터 창세기를 읽을 때마다 선악과 사건을 보면서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고 선악을 아는 것이 왜 나쁜가. 하나님은 왜 금하셨을까, 왜 내가 조상의 원죄를 안고 살아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들었으나 답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선악과를 먹고 선악을 안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깨닫고 소스라친 적이 있다. 성경 창세기 2장에서 하나님께서는 에덴동산 중앙에 생명 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두시고 아담에게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창 2:17)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뱀이 하와를 미혹해 하나님 말씀을 의심하게 하고 하와가 선악과를 먹고 아담에게도 먹게 해 결국 에덴에서 추방됐다. 오늘날 인간은 그러한 조상의 원죄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깊이 생각해 보면 인간이 선악과를 먹고 선과 악을 안다고 하는 것은 정말 무서운 일이다. 인간이 선악을 안다고 독단하면서 자기의 사상 철학 종교가 절대선이라고 상대에게 강요해 증오와 전쟁의 역사를 펼쳐진 것이 아닌가. 오늘도 우리는 선악을 다 아는 양 자기 독선으로 남을 정죄하며 살고 있지 않은가.

선악과를 먹지 말라고 하신 뜻을 되새기며 살아야 하는 이유다. 우리 양심에 심어진 선악과를 먹고 독선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힘써야 하는데, 우리는 독선에 빠져 남을 비방하며 산다. 독선을 피할 방법은 선악을 다 아는 양 고집할 것이 아니라 의견 일치를 볼 때까지 하나님께 기도하며 경청하고 지혜를 구해 다툼 없이 하나가 된다는 믿음으로 사는 것이다. 그때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는 축복의 나무가 될 것이다.

돌아보면 내 인생에서의 갈등은 내 경청과 공감 부족 탓으로 생겼다. 선악과를 먹고 다 아는 양 심판자의 태도를 보였을 때 갈등이 깊어지고 일은 더 꼬였다. 주장과 설득의 과정에서 상대의 다름을 인정하고 반대 의견에 공감하면서 내 부족을 인정했을 때 마침내 하나가 될 수 있었고, 십자가 은혜의 나무에선 생명의 열매가 날마다 풍성히 맺혔다.

성경은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 너희가 비판하는 그 비판으로 너희가 비판을 받을 것이요”(마 7:1~2)라고 경고하신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남을 정죄하며 살 것이 아니라 선악 간에 모든 것을 하나님께 기도하며 그분에게 지혜를 구할 때 십자가 은혜의 나무는 우리의 삶에 생명의 열매를 선물할 것이다.

<약력> △서울대 국어교육과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석·박사 △서울대 명예교수 △강릉대·숙명여대 교수 △국립국어원장, 국제한국어교육학회 회장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