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선에 출마한 주요 후보들이 27일 마지막 TV토론에서도 험악한 말을 주고받으며 양보 없는 네거티브 난타전을 벌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12·3 비상계엄 사태와 연결지어 “윤석열 아바타” “내란세력 그 자체”라고 깎아내렸다. 김 후보는 이 후보가 5개 재판을 받고 있는 점을 겨냥해 “범죄의 우두머리”라고 맞섰다.
이 후보는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서울 마포구 MBC스튜디오에서 주관한 3차 TV토론에서 “병력을 동원해 국회를 장악하려 한 것은 명확한 내란”이라며 “김 후보는 내란세력 그 자체, 그 일원, 최소한 내란세력을 비호하는 세력”이라고 비난했다. 김 후보가 다른 국무위원들과 달리 국회에서 ‘계엄 사과’를 거부한 점,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제명을 적극 주장하지 않은 점을 부각한 것이다. 이 후보는 “김 후보가 당선되면 ‘상왕 윤석열’, 즉 반란수괴가 귀환한다고 걱정하는 이들도 있다”고 쏘아붙였다.
김 후보는 “전혀 근거가 없는 말씀”이라며 “이재명 후보야말로 부패, 부정, 비리, 범죄의 우두머리라는 비판을 벗어날 수 없다”고 맞받았다. 이 후보가 대장동·백현동·성남FC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 5개 재판을 받는 점을 짚은 것이다. 김 후보는 “본인이 대통령이 되면 (재판을) 다 중지시키는 ‘재판중지법’도 만들고, 대법원이 허위사실유포죄를 (유죄 취지로 판결)하니까 공직선거법도 바꾸고 있다”며 “이재명 괴물정치, 괴물독재의 신호탄”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가 김 후보에게 “내란 행위가 아니라고 우기더라, 이게 내란이 아니면 어떤 게 내란이냐”고 따져 묻자 김 후보는 “형법에 의해 판결이 나야 한다”며 “계엄과 내란을 섞어 아무 상관 없는 사람도 ‘내란 공범’이라 하면 심각한 언어폭력”이라고 대응했다. 김 후보가 이 후보에게 “주변 인물들이 너무 많이 돌아가셨다”고 공격하자, 이 후보는 “검찰이 없는 사건을 만들려 강압수사를 하니 그렇게 된 것”이라고 맞섰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이번 선거는 계엄을 옹호하는 비상식 세력, 포퓰리즘으로 유혹하는 반(反)원칙 세력을 밀어내는 선거”라며 이재명·김문수 후보를 모두 겨냥했다.
TV토론회를 끝으로 28일부터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알 수 없는 ‘암흑의 1주일’이 시작된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일 6일 전인 28일부터 조사되는 대선 여론은 본투표 마감 시각인 다음 달 3일 오후 8시까지 결과 공표가 금지된다.
성윤수 송태화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