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TV 토론회에서 핵무장 및 전술핵 재배치 문제를 놓고 정면 충돌했다.
이 후보는 27일 서울 마포구 MBC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3차 TV토론회에서 김 후보를 향해 “우리가 핵무장을 하자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김 후보는 “한·미 동맹이 가장 중요한 축이고, 한·미 동맹의 범위 내에서 핵무장을 할 수 있으면 해야 된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다시 김 후보에게 “미국과의 핵 공유 또는 전술핵 재배치도 공약했는데, 핵 공유를 안 한다는 것이 미국의 원칙적인 입장”이라며 “전술핵을 한반도에 재배치하면 북한에게 비핵화를 요구할 수가 없는데, 한반도 비핵화가 대한민국의 합의된 정책 아니냐”고 공세를 펼쳤다. 김 후보는 “한·미 간의 정상회담, 신뢰를 통해 실행 가능하고 핵 공유 방식도 나토식이나 한국식의 독특한 방식 등 다양한 방식을 얼마든 협의를 통해 할 수 있다”고 받아쳤다.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관련 입장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과거 중국이나 음모론자들이 얘기하는 것을 받아들여 ‘사드가 미국 방어용’이라는 주장을 했는데, 이런 입장을 유지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재명 후보는 “한국의 방어는 한국의 독자적인 미사일 방어체제로 방어하는 게 맞다”면서도 “지금은 이미 (사드) 배치가 끝났기 때문에 더 이상의 논란화는 한국의 외교·안보 전략상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고 방어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12·3 비상계엄 사태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방첩사령부의 폐지를 공약하며 김 후보에게 관련 의견을 물었다. 이에 김 후보는 “방첩사를 폐지하면 간첩은 누가 잡느냐”며 “방첩사가 잘못한 것은 처벌을 하고 또 고칠 건 고쳐야지, 아예 폐지하면 간첩만 좋아한다”고 반박했다.
이재명 후보는 한반도 주변국과의 관계에 대해 “대한민국 외교의 근간은 한·미동맹이고, 그 기초 위해 한·미·일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도 도외시 하면 안되고, 적정하게 잘 관리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투명하고 당당한 남북 관계를 만들고, 한·미 동맹을 축으로 핵 억제력을 강화해 우리의 방어력을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후보는 통일부와 외교부의 통합 및 안보부총리 임명을 공약했고, 권 후보는 민간인 국방장관 임명과 한국형 모병제 도입을 제시했다.
최승욱 송태화 김승연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