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에 문 여는 CU… 미국에 깃발 꽂은 K편의점

입력 2025-05-28 00:21

국내 편의점 업계가 K푸드와 한국 식문화의 글로벌 확산에 힘입어 글로벌 유통 무대로 입지를 넓히고 있다. CU는 아시아 시장을 넘어 편의점의 발상지인 미국 진출에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 GS25는 베트남을 중심으로 입지를 다지며 해외 점포 수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사의 경쟁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치열하게 진행 중이다.

CU 운영사인 BGF리테일은 미국 하와이에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파트너사인 WKF Inc가 신설한 편의점 전문 법인 CU 하와이 LLC와 마스터 프랜차이즈(MFC) 계약을 체결(사진)했다고 27일 밝혔다. 오는 10월 ‘CU 하와이 1호점’을 열고 본격적인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CU의 하와이 진출은 ‘편의점 종주국으로 역진출’로도 의미가 있다. 세계 최초의 편의점은 1927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탄생했고, 한국에 편의점이 도입된 건 그로부터 62년 뒤인 89년이었다. 다시 36년이 흐른 뒤 K편의점이 종주국인 미국에 깃발을 꽂은 셈이다. CU의 해외 진출은 2018년 시작됐다. 몽골, 말레이시아, 카자흐스탄에서 680여개 해외 점포를 운영 중이다. 국가별로 500호점 이상 출점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하와이는 연간 약 10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미국 대표 휴양지다. 아시아계 인구 비중이 높고 K푸드에 대한 수요도 꾸준하다. 관광지 특성상 물가가 높은 편인데 편의점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다 보니 주목도 또한 높다. BGF리테일은 파트너사 WKF가 40여년간 쌓아온 지역 네트워크와 부동산 개발 역량을 활용해 현지 사업 안정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CU는 K간편식을 전면에 내세우는 동시에 하와이 대표 음식인 포케·로코모코 등을 현지 셰프와 협업해 선보일 계획이다. 셀프 체크아웃 존을 도입하는 등 리테일테크도 접목해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편의점 산업의 시초 국가이자 세계 최대의 유통 시장인 미국에 진출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최근 미국 내 10대 학생과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식 붐이 일어나고 있어 사업 확장에 호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GS25 역시 베트남·몽골에 진출해 지난 3월 기준 해외 매장 수를 629개까지 늘렸다. 베트남 GS25는 먼저 상륙한 미국, 일본 등 해외 편의점 브랜드들을 제치고 남부 베트남에서 1위 사업자로 올라섰다. 신규 국가로의 확장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후발주자인 이마트24도 2021년 6월 말레이시아에 진출해 88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캄보디아에는 4개 점포를 운영 중이며 현재 5·6호점 공사를 진행 중이다.

국내 편의점 업계는 현지 식문화와 K푸드 열풍을 융합한 ‘현지화 전략’과 식당·카페·쉼터 기능을 갖춘 ‘K편의점의 인프라’를 활용해 외국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건강식으로 인기가 높은 김밥, 한국 관광 필수 코스인 즉석라면 조리기 등을 도입해 해외 소비자의 입맛과 재미를 모두 사로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편의점은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인식되며 신선한 소비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며 “해외 확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현지 규제 사항과 유통·물류 환경 등을 면밀히 검토해 사업성을 살핀 뒤 출점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