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최고 2루수 경쟁이 뜨겁다. 최근 3년간 해당 포지션을 지배했던 김혜성(26·LA 다저스)의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로 ‘완성형 2루수’ 자리가 무주공산이 된 탓이다. 키움 히어로즈 송성문(29), LG 트윈스 신민재(29), NC 다이노스 박민우(32) 등 각 팀의 주전 선수들이 이 빈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키움 송성문은 올 시즌을 앞두고 3루수에서 2루수로 전향했다. 걱정과 달리 빠르게 새로운 포지션에 적응했다. 수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도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주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타격에서는 다소 주춤한 모습이지만, 상황에 따라 3루수로도 출전하며 멀티 포지션 자원으로 팀 내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리그 최하위에 머무는 팀 상황과 별개로 독야청청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LG 신민재는 ‘명품 수비’로 2루수 경쟁에서 주목받고 있다. 타격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넓은 수비 범위와 안정된 기본기로 투수진의 신뢰를 얻고 있다. 최근엔 외야 자원 보강을 위해 중견수로도 출장하는 등 팀의 요청에 따라 포지션을 넘나드는 유연함도 보여주고 있다. 어떤 수비 위치에서도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펼친다는 평가다.
NC 박민우는 특유의 꾸준함과 안정감을 바탕으로 2루수 골든글러브 후보군 가운데 선두 그룹을 지키고 있다. 올 시즌 3할 타율(27일 경기 전까지 0.308), 득점권 타율 0.378(6위), 도루 11개(공동 4위)를 기록하며 공·수·주 전반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아울러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며 구심점 역할을 하는 점도 강점이다. 홈구장에서 발생한 예기치 못한 사고 이후 팀 분위기를 다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공수에서의 균형과 팀 내 리더십은 박민우를 경쟁자들보다 한 걸음 앞서게 만드는 요소다.
이 외에도 롯데 자이언츠 고승민(25), 삼성 라이온즈 류지혁(31), KIA 타이거즈 김선빈(36) 등도 2루수 경쟁 대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고승민은 지난 시즌 외야수에서 2루수로 전향한 뒤 빠르게 안정감을 잡아가며 내야의 새 활력소로 떠오르고 있다. 류지혁 역시 유틸리티 자원으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베테랑 김선빈은 시즌 초반 폭발적인 타격 페이스를 보였지만, 잦은 부상으로 인한 이탈이 아쉬움을 남겼다. 실력은 여전하나 체력과 건강 관리가 향후 경쟁에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