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인공지능(AI) 상담 어드바이저를 도입해 고객센터 상담 시간을 월 117만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연간 1800만건씩 쏟아지는 상담에 걸리는 시간을 줄여 상담사와 고객 모두의 부담을 크게 덜었다는 평가다.
LG유플러스는 27일 서울 용산구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어드바이저 도입 현황을 설명했다. AI 어드바이저는 고객센터 상담사가 이용하는 업무용 AI 프로그램이다. LG유플러스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첫 도입 이후 8개월간 고객 통화당 연결 대기 시간이 평균 17초, 통화 시간이 30초 감소했다. 전체 상담시간으로 치면 19% 줄었다. 하루 평균 7만5000여건의 전화 상담이 쏟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월평균 117만분을 아낀 셈이다.
AI 어드바이저의 핵심은 고객 상담 내용을 스스로 분석해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고 답변을 생성하는 ‘Agentic RAG’ 기술이다. 고객이 e심(eSIM)에 대해 물어보면 단순히 e심에 대한 정보를 넘어 구체적인 가입 절차와 함께 고객별 주의사항까지 안내한다.
답변의 정확도와 내용 요약도 AI 몫이다. 이제까지는 AI가 요약·분류한 상담 내용을 일일이 상담사가 다시 분류하고 정확도를 판단했다. 반면 AI 어드바이저는 ‘AI In The Loop’ 기술을 활용해 AI가 분류한 내용이 정확한지 또 다른 AI 엔진으로 검증한다. 틀렸을 경우 스스로 학습하며 정확도와 속도를 개선한다. 사람의 경우 2000건 분류에 5760분 소요되지만, AI는 3000건을 40분만에 완료한다. 정확도도 90%에 달할 정도로 높다.
AI 어드바이저는 감정노동으로 인한 상담사 고충을 줄이는 효과도 낼 것으로 기대된다. 조만간 탑재될 ‘리스크 감지’ 기능은 고객의 말투나 목소리 톤을 분석해 스트레스 지수를 평가한다. 이를 기반으로 특정 좌석에서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상담팀장이 개입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상담 중 갈등이 발생한 이후에야 팀장이 개입할 수 있어 즉각적인 대처가 어려웠는데, AI 어드바이저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이와 함께 상담 내용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AI Auto QA’ 기능을 통해 상담 품질을 향상할 계획이다.
정성권 IT/플랫폼빌드그룹장(상무)은 “상담사가 고객의 목소리에 집중하며 소통을 강화할 수 있도록 AI를 활용하여 업무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에게 차별화된 상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AI 적용 분야를 개발하고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