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칼바람을
봄의 꽃바람으로 바꾸어 놓은
따스한 햇살인가요
성령을 받은 후 토지를 팔아
사도들의 구제 사역의 마중물 예물로 드렸던
초대교회사의 돌비에 새겨진 헌신의 서사
다메섹 도상의 사울이 회심하고 돌아왔으나
사람들이 마음 문을 열지 않을 때
사막 한가운데 화해의 꽃씨를 뿌렸던
꽃밭 여행자
바울과 함께 안디옥교회의 대부흥을 이끌었으나
마가의 동행 문제로 파열음이 있을 때
고요한 배려를 택한
바위 같은 침묵의 권위자여
소강석 시인, 새에덴교회 목사
초대교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사목자(司牧者) 바나바의 이름은 요셉이고 바나바는 별명이다. 사도행전에서는 그 뜻을 ‘위로의 아들’이라고 풀이한다. 그는 헬레니즘계 유대인으로서 십자가 사건 직후에 신자가 되었으며 자기 재산을 팔아 교회에 헌납했다. 안디옥교회를 세운 키프로스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이 교회에서 설교했으며 바울을 불러와 동역자로 삼고 선교 활동을 함께 했으나 심하게 다투고 헤어져 각자 선교의 길을 갔다. 시인은 바나바를 ‘따스한 햇살’이라 불렀다. 그 ‘헌신의 서사’를 두고 ‘사막 가운데 화해의 꽃씨’를 뿌린 ‘꽃밭 여행자’라 묘사했다. 그리고 바울과 나누어짐에 대해서도 ‘고요한 배려’를 택한 ‘바위 같은 침묵의 권위자’라 평가했다. 바나바를 제일 시적으로 묘사한 명편의 시다.
- 해설 : 김종회 교수(문학평론가, 전 경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