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세상 막자”… 한동훈·김문수 처음 손 잡았다

입력 2025-05-27 02:05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서울 도봉구 방학사거리에서 김문수 후보 손을 잡고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한 전 대표가 김 후보와 같은 무대에 서서 지지를 호소한 건 처음이다. 최현규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서울 도봉구 집중유세 현장에서 함께 ‘반(反)이재명’을 외치며 6·3 대선에서 김 후보에게 투표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간 김 후보와 다른 동선을 고집하며 측면 지원에만 머물던 한 전 대표가 김 후보와의 합동 유세에 나선 건 이날이 처음이다. 한 전 대표는 김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는 한편 ‘친윤(친윤석열) 구태 청산’을 통해 당이 쇄신될 것이라고 시민들에게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6시30분 김 후보가 집중유세를 펼치던 서울 도봉구 방학사거리 현장에 깜짝 방문했다. 김 후보는 한 전 대표의 손을 맞잡으며 인사했다. 한 전 대표는 모여든 시민들을 향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1인 국가’ 체제를 막고 김 후보에게 투표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 전 대표가 김 후보와 공식석상에 함께 자리한 건 지난 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후 23일 만이다.

앞서 당 선거대책위원회는 한 전 대표에게 김 후보와의 ‘원팀’ 유세를 지속 요청했고, 한 전 대표는 사전투표를 사흘 앞둔 이날 이를 받아들였다. 한 전 대표는 김 후보와도 직접 전화로 소통을 이어 왔으나 종전까지는 합동 유세 시각과 장소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였다.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한 전 대표는 현장에서 묵묵히 역할을 해 왔다”며 “당대표를 지내고 당원 자격이 있는 만큼 국민의힘 후보에게 지지 선언을 하고 돕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다른 당내 구성원들과 달리 이번 대선을 ‘친윤 구태 청산’의 장이라 규정했고, 김 후보에게 구체적인 ‘친윤’ 정리 인사조치 등 강도 높은 쇄신을 주문해 왔다. 대선 승리를 위한 유일한 방안은 당의 환골탈태와 중도 표심 설득이라는 것이 한결같은 지론이었다. 이런 한 전 대표는 김 후보가 ‘당정분리’ 등 정치개혁 공약을 발표한 직후인 지난 25일 처음으로 ‘김문수’ 이름이 적힌 선거운동복을 입고 시민들 앞에 섰었다.

한 전 대표와 김 후보의 합동 유세로 국민의힘은 ‘원팀’을 위한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고 기대했다. 국민의힘 중앙선대위는 밤늦게 친한계 인사를 선대위에 대거 포함하는 인선을 발표했다. 배현진 의원은 수도권선거대책본부장, 박정훈 의원은 서울선거대책본부장에 각각 임명됐다. 안상훈 정성국 우재준 고동진 진종오 의원 등도 선대위에 합류했다. 선대위는 또 윤상현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이상민 전 의원을 미래전략및과학기술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추가 임명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