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문화 걸작 ‘반구천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확실시

입력 2025-05-27 01:34
국보인 울산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목전에 두고 있다.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 제285호인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사진)와 국보 제147호인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를 묶어 부르는 명칭이다. 연합뉴스

한반도 선사시대 사람들의 삶을 바위에 생생하게 기록한 울산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될 전망이다.

26일 유네스코와 학계 등에 따르면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는 우리 정부가 세계유산으로 등재 신청한 ‘반구천의 암각화’에 대해 ‘등재’ 권고 판단을 내렸다.

세계유산 분야 자문·심사기구인 이코모스는 각국이 신청한 유산을 조사한 뒤 ‘등재’ ‘보류’ ‘반려’ ‘등재 불가’ 등 4가지 권고안 중 하나를 선택해 세계유산센터에 전달한다. ‘등재’ 권고를 받은 유산은 이변이 없는 한 세계유산에 등재된다.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인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를 포함한다. 1971년 발견된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는 태화강 상류의 지류 하천인 반구천 절벽에 있다. 높이 약 4.5m, 너비 8m(주 암면 기준) 바위 면에 사냥하던 각종 고래와 육식 동물, 주술사 등 300여 점이 빼곡하게 그려져 있다. 사실성이 강해 고래의 모습만 봐도 어떤 종류인지 분별이 가능하다. 가장 오래된 고래 사냥 그림으로도 알려져 있다.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는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서 약 2㎞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반구대 암각화보다 빠른 1970년에 존재가 알려졌다. 높이 약 2.7m, 너비 9.8m 바위 면을 따라 각종 도형과 글, 그림 등 620여 점이 새겨져 있다. 신라 법흥왕(재위 514∼540) 시기에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글도 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해 등재 신청 당시 “신석기 시대부터 신라 시대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동남부 연안 지역 사람들의 미적 표현과 문화의 변화를 집약한 유산”이라며 “약 6000년 동안 지속된 다양한 시대의 그림과 문자는 당대의 암각 제작 전통을 확인할 수 있는 독보적인 증거”라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가야고분군 등 총 16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등재 여부는 오는 7월 6∼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손영옥 미술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