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6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찾아 “이번 선거는 진짜 경제와 가짜 경제의 대결, 유능한 경제와 선동 경제의 대결”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단지로 꼽히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김 후보가 경기지사 재직 당시 조성한 곳이다. 경기지사 당시 치적을 내세우며 마찬가지로 경기지사 출신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보다 경쟁력 있는 후보라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 후보는 이날 삼성전자 간담회에서 경기지사 재직 시절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을 만나 반도체 생산시설 유치를 끌어낸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다들 ‘대한민국에 더 이상 반도체 공장, 투자는 없다’고 했지만 제가 4년 이상 설득하고 땅을 평당 46만원에 싸게 드렸다. 많은 사람이 ‘삼성 특혜’라고 했다”면서 “저는 (대통령이 되면) 세계 어느 나라보다 대한민국을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리스크를 언급하면서 “세계 기업 중에 이렇게 오래 회장이 재판받는 사례가 있느냐”고도 반문했다. 방명록에 ‘삼성 반도체, 초일류 초격차’라고 적은 김 후보는 반도체산업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다.
김 후보는 이날 경기 남부 지역에서 집중 유세를 했다. 안성과 오산 유세에서 김 후보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연장을 언급하며 “교통이 복지다. 교통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GTX 역시 김 후보가 경기지사 시절 처음 추진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의 경기지사 시절 치적과 청렴성 등 인물론을 부각해 민주당의 내란 프레임에 맞선다는 전략이다. 당은 그동안 ‘험지’로 봤던 경기도를 ‘전략지역’으로 재분류하고, 김 후보도 지난 12일 공식 선거운동 개시 이후 다섯 차례 현장 유세를 진행했다. 김 후보는 이날 용인 유세에서도 광교신도시 개발, GTX 등 경기지사 시절 성과를 열거하면서 “대장동의 수십 배를 개발했지만 그 과정에서 구속되거나 어떤 사람이 갑자기 의문사했다는 얘기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이날 김 후보의 경기 남부 지원 유세에서는 임창열·손학규 등 전직 경기지사들도 연단에 올라 김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이 후보가 치적으로 내세운 경기 시흥의 거북섬을 현장 점검하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거북섬의 상가 공실률이 높은 점을 언급하며 “이 후보가 치적으로 자랑할 게 아니라 상가 주민과 시흥시민의 눈물에 대해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우진 이종선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