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발 LNG선 특수… 98척 수주한 韓, 추가 발주 노린다

입력 2025-05-27 00:13 수정 2025-05-27 00:13
카타르가 액화천연가스(LNG) 트레이딩 사업 확대 계획을 밝히면서 한국 조선업계의 LNG선 추가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앞서 카타르에너지로부터 총 98척을 수주한 삼성중공업, HD현대, 한화오션 등은 기존 수주 물량 소화로 신뢰를 쌓으며 추가 발주에 대비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알 카비 카타르에너지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0일 카타르 경제포럼에서 “사업 다각화 목적으로 몇 년 전 LNG 트레이딩 부서를 만들었고, 연간 500만t 이상의 비카타르산 물량을 거래하고 있다”며 “2030년까지 비카타르산 LNG 거래량을 3000만~4000만t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우리 선단에는 70척의 LNG 선박이 있는데 몇 년 안에 134척을 추가할 예정”이라며 “이는 트레이딩 사업이 번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 카비 대표의 발언은 올해부터 LNG선 발주 규모가 꺾일 것이라는 업계 우려를 누그러뜨리는 긍정 신호로 풀이된다. 카타르가 LNG 트레이딩 사업 규모를 확장하려면 LNG 수송 능력도 함께 키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카타르 측이 LNG 사업 확장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은 중동에서 추가적인 대규모 LNG선 발주가 나올 수 있다는 청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카타르에너지는 2020년대 들어 LNG 생산과 수출 확대를 추진하며 현재까지 모두 128척의 LNG 운반선을 발주했다. 이중 HD현대중공업은 34척, 삼성중공업은 33척, 한화오션은 31척을 수주했다. 한국 조선 업계가 전체 발주량의 73%를 확보한 셈이다. LNG 운반선은 한국 조선사가 중국 대비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이는 분야다. 추가 발주 물량이 나올 경우 한국 조선사들이 직접적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한국 조선사들은 기존에 확보한 카타르 프로젝트 수주 물량을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그동안 쌓은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추가 발주에 대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3일 경남 거제 조선소에서 카타르 프로젝트 수주 선박의 강재 절단식을 열며 본격 공정에 들어갔다. HD현대중공업은 카타르 프로젝트 물량의 대부분을 올해 말까지 인도할 예정이다. 한화오션은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200번째 LNG 운반선을 건조해 카타르 프로젝트에 인도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