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올다무처럼…’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변신 중

입력 2025-05-27 02:00
게티이미지뱅크

오프라인 유통업계에 생존을 건 재편이 본격화하고 있다. 내수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돈이 안 되거나 경영하기 어려운 점포는 정리하며 사업 재정비에 나섰다. 온라인 쇼핑 강세가 이어진 영향이 크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올다무’(CJ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는 오프라인에서도 선방하고 있는 만큼 ‘선택과 집중’ 전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은 이달 중으로 1년 동안 운영했던 킴스편의점 1호점인 봉천점의 임대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나머지 4개 편의점 매장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만 추후 임대 계약 연장 여부는 미정이다. 관련 사업이 더 확대되지 못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킴스편의점은 이랜드리테일이 신사업으로 추진했으나, 사실상 기업형 슈퍼마켓(SSM)을 운영한다는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정부가 가맹사업 확장에 제동을 걸어 편의점처럼 운영하라고 권고하자 이미 포화 상태에 가까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랜드리테일은 백화점 점포 구조조정도 병행하고 있다. 뉴코아 인천논현점은 다음 달 말 계약 만료 후 폐점될 예정이다. 대구·경북권의 동아 수성점·강북점, NC 경산점 등 3개 점포는 자산 유동화를 위한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런 흐름에서도 이랜드리테일은 본업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새롭게 채널을 만들기보단 강점이 뚜렷한 곳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오프라인 마트인 킴스클럽을 리뉴얼하고, 백화점 1층에 자사 식음료(F&B), 유통형 스파(SPA) 브랜드를 배치했다.


다른 기업들도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분위기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홈플러스는 최근 전국 17개 임대 점포에 대해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임대료 인하 협상이 결렬되면서 내려진 조치다. 홈플러스는 이 점포들의 폐점 여부에 관해선 결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폐점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신규 출점을 자제하고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양상은 유통업계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형마트 주요 3사의 점포 수도 계속 감소세다. 대신 대형마트는 신선식품에 강점이 있다는 점을 앞세워 특화매장을 강화하거나 체험형 공간을 늘리는 중이다.

편의점업계도 내실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성장세가 둔화한 CU와 GS25는 출점을 줄이는 대신 중대형 점포를 중심으로 집객 효과를 보려 하고 있다. 내수 포화에 대비해 성장 가능성이 확인된 해외 시장 개척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모두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다.

‘되는 시장’은 과감히 키우는 분위기다. 올다무는 주타깃을 명확히 설정하고, 맞춤형 상품을 출시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CJ올리브영은 10~30대 여성을 대상으로 실용적인 제품 구성에 체험 중심 매장을 운영하면서 견고한 성장을 이뤘다. 최근에는 K뷰티 명성까지 더해지며 입지를 굳혔다. 다이소는 생활용품을 5000원 이하의 가격에 판매하는 등 가성비를 앞세웠고, 무신사는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층의 수요에 맞춰 저렴하게 패션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맞춤형 전략이 시장을 관통한 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을 땐 안 되는 곳에 힘쓰기보다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다”며 “온라인 쇼핑 시장이 제공할 수 없는 것을 찾아 차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