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쿠팡맨’ 박대준 대표, AI 물류 혁신 이끈다

입력 2025-05-27 00:19

쿠팡의 인공지능(AI) 기반 물류망 혁신과 신사업을 이끌어온 박대준(사진) 각자대표가 단독 대표로 쿠팡을 이끈다. 로켓배송 전국 권역 확장을 꾀하는 쿠팡의 국내 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동시에 이사회 의장도 맡는다. 기존 경영관리 부문을 담당하던 강한승 대표는 쿠팡 모회사인 쿠팡Inc로 자리를 옮겨 글로벌 사업 확대에 집중한다.

쿠팡은 4년여간 운영돼 온 강한승·박대준 각자대표 체제를 박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하는 인사를 26일 단행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LG전자와 네이버를 거쳐 2012년 쿠팡에 정책 담당 실장으로 합류한 ‘원조 쿠팡맨’이다. 적자를 쌓아오던 시절부터 쿠팡의 위기 극복과 성장을 함께 한 핵심 인사로 꼽힌다. 2019년 쿠팡 정책 담당 부사장으로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개 이상의 로켓배송 물류센터 인프라 투자를 이끌었고 2020년부터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 신사업 부문 대표를 맡아 온 사내 최장수 임원이다.

쿠팡은 이번 인사로 내년까지 3조원을 추가 투자해 5000만 전 국민에 로켓배송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박 대표는 AI 물류 혁신을 바탕으로 전국 로켓배송 확대와 대규모 일자리 창출 등 쿠팡의 신사업과 지역 인프라 개발을 이끌어왔다”며 “경영 전반을 총괄하면서 AI 물류 혁신 기반으로 전국 ‘쿠세권’(로켓배송 가능 지역)을 확장하고 소상공인 판로를 더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쿠팡 내부에서도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인사로 꼽힌다. 김 의장은 쿠팡의 과제로 물류 인프라 자동화와 AI 예측 모델의 확산을 꼽고 있는데, 박 대표는 주요 IT, 전자 기업을 거친 만큼 AI 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김 의장은 지난해 4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지난해 자동화 풀필먼트와 물류 인프라 비율을 배로 늘렸지만, 아직 자동화 인프라 비율은 10% 초반에 불과하다”며 “로보틱스와 AI가 더 높은 수준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추후 이사회를 열어 박 대표를 쿠팡㈜ 이사회 의장으로도 선임할 예정이다.

앞서 경영관리 부문을 이끌어온 강 대표는 소속을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Inc로 옮겨 북미지역 사업 개발 총괄 및 해외사업 지원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쿠팡Inc는 한국 시장 성공 경험을 기반으로 대만 로켓배송과 명품 이커머스 파페치 등 글로벌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