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투표용지 인쇄 시작… 단일화 ‘1차 시한’ 지났다

입력 2025-05-25 19:10 수정 2025-05-26 00:05
경기도 안양의 한 인쇄소 직원이 25일 프린터에서 출력 중인 21대 대선 투표용지를 확인하고 있다. 대선을 아흐레 앞둔 이날부터 대선 당일 활용될 투표용지의 인쇄가 시작됐다. 안양=권현구 기자

6·3 대선 투표용지 인쇄가 25일 시작됐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이름이 나란히 등장하는 투표용지다. 양측의 단일화 ‘1차 데드라인’은 지난 것이다. 국민의힘은 아직 단일화 문이 닫히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이 후보는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갔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이준석에게 투표하는 건 미래에 대한 투자”라며 이 후보를 지원 사격했다.

이 후보는 서울 종로 서순라길 유세 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은) 단일화로 혼탁하게 하지 말고 이 판에서 빠져 달라. 국민의힘이 마이크를 끌 때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몰락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후보는 홍 전 시장이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이준석에 대한 투표는 사표(死票)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치켜세운 것에 대해서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는 “이번 선거를 통해 젊은 세대가 주축으로 올라서야 한다는 홍 전 시장의 관점은 흔들림 없는 것 같다”며 “명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혀주신 홍 전 시장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 “오늘 일어나 보니 (홍 전 시장이) 카카오톡 메시지로 제게 ‘양당 기득권 정치를 타파하는 게 국민들의 기대다. 그래서 이준석에게 투표하는 것’이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대선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면서 향후 두 후보의 단일화가 성사되더라도 유권자들은 본투표 때 현재 주자들을 모두 선택할 수 있는 투표용지를 받게 됐다. 단일화에 따른 ‘사퇴’ 표시 문구가 표기되지 않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단일화 효력도 반감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종 데드라인’인 사전투표(29일) 전날까지 계속 불씨를 살려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는 충남 공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계속 한뿌리였으니 (단일화)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준석 후보가) 결국은 내란 단일화를 할 것이고, 이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준석 후보는 국민의힘 대표에서 밀려 나왔을 뿐이지 결국에는 다시 합쳐서 보수 정당의 주도권을 갖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단일화 가능성에 견제구를 던진 것이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마지막 일정인 송파 석촌호수 유세에서 이재명 후보와 김 후보를 각각 ‘환란’ ‘내란’ 세력으로 싸잡아 비판했다. 그러면서 “빨강(국민의힘), 파랑(민주당) 양자택일을 강요받지 않아도 되는 길이 우리의 선택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윤수 김승연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