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투표용지 인쇄가 25일 시작됐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이름이 나란히 등장하는 투표용지다. 양측의 단일화 ‘1차 데드라인’은 지난 것이다. 국민의힘은 아직 단일화 문이 닫히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이 후보는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갔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이준석에게 투표하는 건 미래에 대한 투자”라며 이 후보를 지원 사격했다.
이 후보는 서울 종로 서순라길 유세 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은) 단일화로 혼탁하게 하지 말고 이 판에서 빠져 달라. 국민의힘이 마이크를 끌 때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몰락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후보는 홍 전 시장이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이준석에 대한 투표는 사표(死票)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치켜세운 것에 대해서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는 “이번 선거를 통해 젊은 세대가 주축으로 올라서야 한다는 홍 전 시장의 관점은 흔들림 없는 것 같다”며 “명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혀주신 홍 전 시장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 “오늘 일어나 보니 (홍 전 시장이) 카카오톡 메시지로 제게 ‘양당 기득권 정치를 타파하는 게 국민들의 기대다. 그래서 이준석에게 투표하는 것’이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대선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면서 향후 두 후보의 단일화가 성사되더라도 유권자들은 본투표 때 현재 주자들을 모두 선택할 수 있는 투표용지를 받게 됐다. 단일화에 따른 ‘사퇴’ 표시 문구가 표기되지 않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단일화 효력도 반감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종 데드라인’인 사전투표(29일) 전날까지 계속 불씨를 살려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는 충남 공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계속 한뿌리였으니 (단일화)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준석 후보가) 결국은 내란 단일화를 할 것이고, 이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준석 후보는 국민의힘 대표에서 밀려 나왔을 뿐이지 결국에는 다시 합쳐서 보수 정당의 주도권을 갖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단일화 가능성에 견제구를 던진 것이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마지막 일정인 송파 석촌호수 유세에서 이재명 후보와 김 후보를 각각 ‘환란’ ‘내란’ 세력으로 싸잡아 비판했다. 그러면서 “빨강(국민의힘), 파랑(민주당) 양자택일을 강요받지 않아도 되는 길이 우리의 선택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윤수 김승연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