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북미산 LNG 겨냥 공급망 구축 잰걸음

입력 2025-05-26 00:5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확대 정책을 본격화하면서 한국 산업계도 북미산 LNG를 겨냥한 공급망 강화에 나섰다. 미국의 에너지 기조 전환과 한국으로의 LNG 수출 증대 움직임이 관련 인프라 수요를 자극하고 있어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LNG 전용 운반선을 도입해 수송력을 키우고, SK가스는 LNG 발전소 가동에 착수했다. 조선업계는 LNG 운반선 발주량 증가에 대비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의 LNG 수출 제한 정책을 폐기했다. 한국을 비롯한 우방국에는 LNG 수입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자국 LNG 수출량이 지난해 하루 12억 입방피트(bcfd)에서 오는 2030년 28bcfd로 135% 증가한다고 추산했다. 미국의 에너지 정책 전환은 한국이 미국산 LNG를 수송·저장·하역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 수요를 키울 전망이다.

포스코그룹은 북미산 LNG 수송 역량을 강화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23일 전남 목포 HD현대삼호 조선소에서 그룹 최초의 자체 LNG 운반선 HL포르투나호의 명명식을 개최했다고 25일 밝혔다. HL포르투나호는 내년부터 미국 루이지애나 셰니에르 터미널 등에서 북미 장기계약 물량을 수송할 예정이다. 앞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국 셰니에르에너지와의 연간 40만t 규모의 LNG 장기계약을, 멕시코의 퍼시픽과 70만t 규모의 공급계약을 맺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멕시코 프로젝트도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해당 물량의 안정적인 운송을 위한 추가 전용선 확보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도 LNG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LPG 기업 SK가스는 지난해 말부터 울산에서 LNG·LPG 복합 발전소(GPS) 가동을 시작하며 LNG 사업에 진출했다. SK가스는 2기의 LNG 저장 탱크를 완공했고, 내년 4월까지 추가로 3기를 확보할 예정이다. 향후 총 6기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SK이노베이션 E&S는 지난 2013년 확보한 미국 프리포트 LNG 터미널 이용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조선업계 역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의 LNG 수출 확대는 LNG 운반선 수요 증가로 직결하기 때문이다. LNG 운반선은 한국 조선사가 지난해 발주량의 약 70%를 수주하는 등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이는 분야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HL포르투나호도 HD현대삼호가 건조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미국산 LNG 공급 증가에 따라 LNG 운반선 및 관련 인프라 수주 증가 등의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