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란 듯… 찰스 3세, 48년 만에 캐나다서 ‘왕좌의 연설’

입력 2025-05-26 01:57
로이터연합뉴스

찰스 3세(사진) 영국 국왕이 48년 만에 캐나다에서 ‘왕좌의 연설’(The Speech from the Throne)에 나선다.

BBC는 24일(현지시간)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제45대 연방의회 개원식에 찰스 3세를 초청했다”며 “찰스 3세는 영국 국왕으로는 1977년 이후 처음으로 왕좌의 연설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26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캐나다 수도 오타와를 찾는 찰스 3세는 27일 오전 연방 의사당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왕좌의 연설은 영연방국 의회의 개원 연설을 가리키는 말이다. 캐나다 상하원은 국가 원수인 영국 국왕, 혹은 그의 대리인인 총독이 개원 연설을 하기 전까지 원칙적으로 공식 회기를 시작할 수 없다. 다만 캐나다에서 왕좌의 연설은 찰스 3세의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재위 기간에도 1957년과 1977년, 단 두 차례만 이뤄졌다.

찰스 3세가 2022년 즉위한 뒤 처음으로 나서는 왕좌의 연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에 대해 “미국의 51번째 주가 돼야 한다”며 주권을 위협하는 가운데 성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백악관을 찾은 카니 총리 면전에서도 캐나다 편입론을 거론했지만 “원하지 않는다면 논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수위를 다소 조절했다.

캐나다 역사학자 저스틴 보브크 맥매스터대 교수는 BBC에 “카니 총리가 찰스 3세를 초청한 배경에는 캐나다가 (미국보다) 왕실에 더 가깝다는 암시가 있다”며 “왕좌의 연설은 캐나다와 미국이 어떻게 다른지, 트럼프의 ‘51번째 주’ 주장이 왜 틀렸는지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