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3일 “의·정 갈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으신 국민, 환자, 의료진 모든 분께 진심으로 죄송스럽다”며 윤석열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으로 빚어진 의·정 갈등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2차 TV 토론회에서 의료 개혁에 관한 구상 발표에 앞서 사과하며 “의료정책은 항상 현장을 중심으로,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 완전히 새롭게 출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 발언에 앞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3000명이던 정원을 5000명으로 늘리겠다고 했지만 강의 시설도, 증원 숫자의 근거도, 사회적 숙의도 없었다”며 “무조건 따르라는 식이었고, 결국 전공의가 복귀하지 않으면 처단한다는 ‘계엄 포고령’으로 귀결됐다”고 지적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도 김 후보를 겨냥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이후 의료대란으로 3136명이 추가 사망했다. 국가적 재앙에 대해 국무위원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 후보는 거듭 “피해 입은 모든 분께 송구스럽다”며 사과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의료 개혁 방향과 관련해 “공공 의료, 필수 의료, 지역 의료를 반드시 살리는 방향으로, 국민이 건강한 방향으로 반드시 바꿔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토론에 나선 후보들은 연금 개혁 관련 구조개혁 필요성을 모두 인정했다. 이재명 후보와 권 후보는 노후 보장성 강화에 방점을 둔 반면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청년 세대 부담 완화를 주장했다. 이재명 후보는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노인이 많고 노인 자살률이 높은 나라”라며 국민연금의 보장성 강화를 주장했다. 권 후보도 기초연금 월 70만원 인상, 고용보험 65세 이상 적용 등을 주장하며 노후 빈곤 해소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준석 후보는 민주당 주도로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국민연금 모수개혁안에 대해 “구조는 손도 안 대고 사회 초년생에 부담을 떠넘겼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완벽하지 못했으니 비난하면 아무것도 안 된다. 정치는 길을 만들어 내는 것이고 비평은 비평가들이 하는 것”이라고 반격했다. 다만 “앞으로 모수개혁을 넘어서서 구조개혁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도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청년들 반발이 크다”며 “2차 구조개혁에 즉시 착수하겠다. 청년들을 대표자로 많이 포함해서 청년이 불리하지 않은 개혁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준상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