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집에 딱 한 대만… 삼성·LG 세탁건조기 시장서 격돌

입력 2025-05-23 00:52
삼성전자 DA사업부 성종훈 상무가 22일 ‘비스포크 인공지능(AI) 콤보’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좁은 주거 공간에서 효율적으로 빨래와 건조를 해결할 수 있는 일체형 세탁건조기가 가전 시장의 주력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전 업계는 세탁건조기의 인공지능(AI) 기술, 확대된 용량, 올인원 기능 등을 내세우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22일 서울 태평로빌딩에서 ‘비스포크 AI 콤보’ 기술 혁신 및 전략 소개 브리핑을 열고 올해 신제품의 성능과 국내외 시장 대응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성종훈 삼성전자 DA사업부 의류케어개발그룹장은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일체형 세탁건조기 시장에서 삼성의 점유율은 70%에 달한다”며 “비스포크 AI 콤보가 국내 시장의 판도를 바꿔 놓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출시된 비스포크 AI 콤보는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10만대를 돌파했다. 매일 230대씩 팔린 셈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판매 지역을 43개국으로 늘리고 북미 전용 제품을 출시하는 등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량을 2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연내 프리미엄 라인업 ‘인피니트 AI 콤보’도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신제품의 늘어난 용량과 향상된 건조 기능을 강조했다. 이 제품은 킹사이즈 이불 빨래까지 가능한 세탁 25㎏, 건조 18㎏ 용량을 구현했다. 이전 제품과 비교하면 외관 크기는 그대로지만 용량이 3㎏ 늘었다. 또 건조 성능 강화를 위해 열교환기 핀 배열을 더 촘촘하게 설계했다. 이로써 제품의 전열 면적을 넓히고, 세탁물의 고온다습한 공기 수분을 더 빠르게 제거할 수 있다.

제품에 들어간 AI 기능도 진화했다. AI가 세탁물의 무게와 옷감, 오염도 등을 감지해 최적의 세탁 코스로 맞춤 관리해준다. 세탁물의 무게, 표면 마찰 특성, 흡수 특성 등 다양한 데이터를 머신러닝으로 학습해 옷감 종류를 알아서 감지하고 구분한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2020년 히트펌프 방식 일체형 세탁건조기인 트롬 워시타워를 선보여 ‘세계 최초’ 타이틀을 얻었다. 이 제품은 출시 후 지난해까지 연평균 25%를 넘는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AI 시간 안내·AI 타임 센싱 기능을 갖췄고, 미세스팀으로 유해 세균을 제거하고 세탁물의 구김도 줄일 수 있는 트루스팀 기능도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의류 관리 시장에서 맞벌이 가정을 중심으로 일체형 세탁건조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신제품 출시 간격은 짧아지고, 성능 발전 속도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