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갈등으로 분열된 나라 화합시킬 수 있길 기도”

입력 2025-05-23 02:18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가 지난 17일 전북 전주의 한 교회에서 배식 봉사를 하고 있다. 김 여사는 22일 국민일보에 “남편이 갈등으로 분열된 나라를 다시 화합시킬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는 22일 “남편이 갈등으로 분열된 나라를 다시 화합시킬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한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알려져 있다. 어린 시절 개척교회에서 풍금 반주를 하며 믿음의 씨앗을 심었고, 대학생 때는 한국대학생선교회(CCC) 활동을 하며 믿음을 키웠다고 한다.

김 여사는 20년 전 시민운동 과정에서 수배를 당했던 이 후보를 믿음의 길로 인도한 사연도 소개하며 “남편에게 신앙의 믿음을 더하면 더 든든하고 더 단단해질 것이라고 설득했다”고 전했다. 그는 “정치인의 배우자로서 경청하고 잘 전달하고, 감사의 마음으로 봉사하면서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는 김 여사의 삶과 신앙을 주제로 한정해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어린 시절 신앙을 회고한다면.

“외할머니가 다니신 작은 개척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했어요. 어릴 때부터 풍금 반주를 했는데 목사님께서 ‘우리 혜경이’ 하며 정말 예뻐해 주셨죠. 그때의 기억이 제 삶과 믿음 생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습니다.”

-대학생 때 한국대학생선교회(CCC) 활동도 했다는데.

“대학교 1학년 때 전주대에서 열린 CCC 전국대학생 여름수련회에 참가했습니다. 수련회가 끝난 후 그룹별로 지역과 교회를 섬기면서 복음을 전하고 일손도 돕는 ‘거지순례전도’에 참여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겪었던 일들이 선거운동할 때 정말 도움이 됐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전한다는 점에서 거지순례와 선거운동은 비슷한 면이 있더라고요.”

-이 후보는 ‘2005년 아내 덕에 개신교인이 됐다’고 언급한 적이 있는데.

“아이들이 어렸을 때 제가 명성교회에 다녔어요. 당시 남편은 아이들 데리고 교회 밖 놀이터에서 함께 놀아주며 저를 기다리곤 했지요. 그러다가 남편이 2002년과 2004년 수배되면서 시민운동을 힘들게 해나가던 때 제가 믿음을 더하면 더 든든하고 더 단단해질 거라고 설득했습니다. 그렇게 남편을 인도해 함께 분당의 교회에서 안내 봉사도 하며 믿음의 길을 걷게 됐죠.”

-이 후보를 위해 어떤 기도를 하는지.

“남편이 갈등으로 분열된 나라를 다시 화합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해요. 남편뿐 아니라 모든 이들의 안전을 위해 기도해요. 선거기간 동안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을 마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크리스천으로서 목표와 비전이 있다면.

“무엇보다 신앙의 믿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지켜나가겠습니다. 그리고 정치인의 배우자로서 경청하고 잘 전달할게요. 감사의 마음으로 봉사하면서 보답하려고 노력합니다.”

-남편으로서의 이 후보를 평가한다면.

“어려서부터 겪은 어려움을 지금도 잊지 않고 있고, 그 지점에서 시민운동과 정치를 출발했다는 게 존경스러워요. 개천에서 난 용이지만 개천에서의 소중한 배움을 늘 간직하고 새기며 머물고 있지요. 꼼꼼하고 유연하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는 모습이 좋아 보입니다. (남편은) 성실한 사람이 성공하는 세상, 하나님의 공의가 흐르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믿어요.”

-정치인의 배우자로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남편이 지난해 1월 흉기 테러를 당했을 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대낮에 목에 큰 상처를 입고 병원에 실려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믿기지 않았어요. 그때부터 늘 불안하고 걱정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당신과 우리 가족 덕분이네’라는 남편의 말 한 마디에 다시 힘을 내요.”

-이 후보와는 1990년 같은 교회에 다니던 모친과 이 후보의 셋째 형수 모친 소개로 만나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분이 이야기를 나누시다가 딸과 사돈총각, 두 사람의 솔로 탈출을 위해 나서면서 인연이 시작됐습니다. 남편은 가난한 소년공으로 검정고시 출신에 힘들었던 자기 인생 얘기를 제게 숨김없이 했는데, 저는 그런 솔직함과 당당함이 좋더라고요. 반지도, 분위기도 없는 청혼에 당황했지만 소년공 때부터 써온 일기장을 보고 ‘아 이 사람과는 배고프고 힘들어도 괜찮겠다. 평생 믿고 함께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겨 결혼했습니다.”

최승욱 김승연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