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은 의사들도 중도?”… 충남의사회, 대선 후보 ‘반반’ 지지

입력 2025-05-23 00:27
충남의사회 회원 130여명이 20일 충남 천안시청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있다. 독자 제공

충남의사회가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거대 양당 대선 후보들을 모두 지지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충남의사회 회원 130여명은 지난 21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 전문가들과 진솔한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합리적이고 지속가능한 보건의료 정책을 추진할 후보”라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조성욱 충남의사회 부회장은 “오랜 정치적 경험과 행정적 지도자로서의 이력, 강직하고 청렴한 리더십에 비추어 볼 때 김문수 후보야말로 현재 의료현실의 어려움을 복구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충남의사회 회원 130여명은 하루 앞서 “의료 전문가들과 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합리적 의료정책을 수립할 적임자”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지난 20일 충남 천안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의료 전문가의 자율성을 존중하며,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갈 유능한 지도자를 원한다”며 이 후보 지지 이유를 밝혔다.

하나의 지역 의료 단체에서 선거 국면에 양당을 모두 지지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충남의사회는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집토끼’ 이미지를 탈피하고 선거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양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고 설명했다. 이주병 충남의사회 회장은 “지난 대선 때 지지했던 정당이 우리를 완전히 외면했기 때문에 하나의 정당만 지지하는 집토끼는 되지 말아야겠다는 의견이 팽배했다”며 “샤이한 집단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우리에게 적극적으로 손을 내미는 정당과 언제든 손을 잡을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회 내 지지층이 첨예하게 갈린 점도 원인으로 꼽았다. 충남의사회는 지난 12∼15일 회원 3500명을 대상으로 지지하는 대선 후보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 회장은 “설문조사 결과는 공개할 수 없지만 지지층이 예전처럼 하나의 당에 쏠리지 않고 상당히 많은 회원들이 각 후보를 지지했다”고 밝혔다.

홍성=김성준 기자 ks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