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모든 것이 있다. 현재 지구는 인구 대비 식량을 30% 더 많이 생산하지만 그중 3분의 1이 버려지고, 11명 중 1명이 굶주리고 있다. 세계적인 환경과학자이자 경제사학자인 저자는 인류가 직면한 이러한 식량 시스템의 구조적 모순을 정면으로 다룬다.
가장 먼저 현재의 집약적 농업 시스템의 한계를 짚는다. 농업 기술의 발달로 단위면적당 수확량은 많이 증가했지만, 그 과정에서 막대한 에너지, 물, 화학비료가 투입된다. 전체 곡물 생산량의 3분의 1은 가축 사료로 사용되며, 이는 다시 육류 소비로 이어진다. 많은 식량이 인간이 아니라 동물을 먹이는 데 쓰이고 있는 셈이다.
저자는 수치와 통계, 역사와 과학을 아우르며 식량 과잉과 기아가 어떻게 공존하는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면서 다양한 제안을 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한편 유통 인프라를 개선하고, 국제적인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또한 가축 사료로 전용되는 곡물 일부를 인간의 식량으로 전환하는 정책도 효과적인 대응이 될 수 있다.
맹경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