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비서에게 건넨 샤넬백은 2개… 검찰, 실물확보 총력

입력 2025-05-21 18:45 수정 2025-05-22 00:33
2018년 지방선거 공천헌금 의혹 혐의를 받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12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1심 두 번째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검찰이 통일교 간부가 ‘건진법사’ 전성배(65)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건네려 한 청탁용 샤넬백이 1개가 아닌 2개인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김 여사에게 다시 출석을 요청했지만 김 여사 측은 재차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는 최근 샤넬코리아 압수수색 등을 통해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가 처제 이모씨 명의로 2022년 4월과 7월쯤 샤넬백을 2개 구매한 이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로부터 가방을 전달받은 유씨는 샤넬 매장을 찾아 각각 100만원과 200만원을 추가 지불하고 다른 샤넬 제품으로 교환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유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전씨의 심부름을 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 측은 샤넬백이 김 여사에게 전달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검찰은 수사의 관건이 된 샤넬백 실물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최근 김 여사 측에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중 출석해달라고 변호인을 통해 요청했다. 지난 14일에 이어 두 번째 출석 요청이다. 그러나 김 여사 측은 이번에도 출석이 어렵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여사 측에 출석이 가능한 시점을 계속 묻고 있고, 대선 이후 조사받는 방안에 대해서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재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고검 형사부(부장검사 차순길)는 최근 김 여사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휴대전화는 전씨를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이 지난달 윤 전 대통령 자택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를 압수수색해 확보한 것이다. 명씨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도 최근 해당 휴대전화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한 바 있다.

다만 검찰이 김 여사 휴대전화에서 유의미한 증거를 찾는 데는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남부지검이 확보한 김 여사 휴대전화 중 아이폰16은 윤 전 대통령 파면 뒤 개통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휴대전화 2대는 코바나컨텐츠 전시 공간에 비치됐던 공기계라고 한다. 대검찰청은 아이폰 휴대전화에 대해 잠금 해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법조계에선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전날 사의를 표명하면서 김 여사 수사 지휘에 공백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명씨 사건은 현재 수사팀이 창원지검에 있을 때부터 진행해 왔고 이 지검장 사의 표명이 수사 일정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심우정 검찰총장은 이날 출근길에서 이 지검장 사의와 관련해 “검찰이 흔들림 없이 역할을 수행할 것이고 그렇게 지휘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김 여사 소환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한웅희 김재환 기자 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