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출발선에 선 46명, 처음 접한 직무교육에 눈 반짝

입력 2025-05-21 18:48 수정 2025-05-21 19:19
삼성희망디딤돌 2.0 통합 개강식에 참석한 자립준비청년들이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드림플러스에서 취업 전문 유튜버 ‘면접왕 이형’의 강의를 듣고 있다. 윤웅 기자

“삼성희망디딤돌은 단지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청년이 자신의 길을 찾도록 함께 걸었습니다. 다음은 당신의 차례입니다.”

자립준비청년들의 주거 안정과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한 ‘삼성희망디딤돌 2.0’ 통합 개강식이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드림플러스에서 열렸다. 삼성희망디딤돌 사업 소개말처럼 저마다의 꿈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가기 위한 자립준비청년들의 세 번째 여정이 시작됐다.

올해로 3년째 진행되는 ‘삼성희망디딤돌 2.0’이 본격 시작 전 통합 개강식을 개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과정에 참여하는 자립준비청년의 소속감과 동기 부여를 강화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다.

올 상반기에는 이날 개강한 전자·IT 제조 과정을 포함해 온라인 광고·홍보 실무자, 공조냉동, 중장비 운전 등 6개 교육 과정이 진행된다. 그중 반도체 정밀배관 과정은 5월 중 별도 개강하고, SW 개발자 과정은 6월에 시작될 예정이다.

개강식 순서 중 청년들의 반응이 가장 뜨거웠던 건 구독자 60만명을 보유한 취업 전문 유튜버 ‘면접왕 이형’의 강연 시간이었다. 유튜버 이형은 “전자·IT 제조나 공조냉동 등 실생활에서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산업이 직무교육에 포함됐다”며 “제일 중요한 건 경험을 만드는 것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내가 좋아하는 일인지, 더 하고 싶은 일인지 생각해봐라. 취업은 종착지가 아니라 첫걸음”이라고 말해 청년들의 공감을 얻었다.

개강식에서는 취업 교육을 책임지고 운영할 담당자들의 열정이 곳곳에서 엿보였다. 온라인 광고·홍보 실무 교육을 맡은 남지은 그린컴퓨터아카데미 수원 원장은 “자립준비청년들의 삶에 작게나마 보탬이 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라며 “단순한 기술 전수가 아닌 청년들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사회에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광고·홍보 실무자 교육 과정엔 가장 많은 자립준비청년이 참여한다.

전자·IT 제조 교육을 맡은 정근하 동성직업전문학교장도 “개인별 맞춤 교육을 통해 모든 청년의 자격증 취득과 전원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나중에 청년들이 원하는 곳에 취업한 뒤 찾아와 자랑하듯 회사 이야기를 해줄 때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개강식에 참여한 자립준비청년들도 모두 눈을 반짝이며 취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전자·IT 제조 교육 과정에 참여한 A씨(27)는 “19살 때부터 제조 분야에서 일했는데, 더 늦기 전에 평생 직업을 위한 자격증을 취득하고 안정적인 일자리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개강식에서 들은 강연 중 ‘출발선’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와닿았다. 지금 나이가 조금 늦었다는 생각도 들지만 앞으로 시간이 설레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중장비 운전기능사 교육 과정에 참여한 B씨(23)도 “여태까지 환경이나 경제적 여건이 따라주지 않아 자격증 공부 등 기회를 놓치고 있었다”며 “희망디딤돌은 또 한번의 기회와 값진 경험을 제공해주는 사업이다. 저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분들에게 이 사업을 꼭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개강식 바로 다음 날부터 짧게는 2개월, 길게는 4개월간 취업과 관련한 이론 및 실기 교육을 받는다. 46명 중 40명의 자립준비청년은 경기도 용인에 있는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기숙사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교육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또 원하는 청년에게는 삼성 임직원 등으로부터 멘토링을 받을 수 있는 ‘디딤돌 가족’ 활동에 참여할 기회도 주어진다.

삼성희망디딤돌은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기부한 금액으로 2013년 시작된 삼성의 대표 사회공헌(CSR) 프로그램이다. 지난해까지 삼성희망디딤돌을 통해 도움받은 자립준비청년 수는 총 4만1828명에 달한다. 삼성희망디딤돌 1.0은 자립준비청년의 주거 및 정서 안정 지원을 목표로 시작했지만, 2023년에는 경제적 자립을 이룰 수 있도록 취업교육으로 범위를 넓혀 2.0으로 확장됐다.

2023년 삼성희망디딤돌 2.0 초기에는 전자·IT 제조, 선박제조, IT서비스, 제과·제빵, 반도체 정밀배관 등 5개 교육과정이 마련됐다. 지난해에는 기존 5개 교육과정에 더해 온라인 광고·홍보 실무자, 중장비 운전기능사, 애견 미용사, 네일아트 미용사 등 4개의 과정이 추가 개설됐다. 삼성희망디딤돌 2.0 교육과정은 이처럼 자립준비청년들의 수요를 반영해 매년 조금씩 확대·개편 운영되고 있다.

삼성은 취업 대비용 직무교육이 실제 청년들의 취업으로 직결될 수 있도록 입사지원서 작성과 면접 노하우 등을 알려주는 ‘취업캠프’와 삼성전자 및 관계사를 방문할 수 있는 기업 견학 프로그램도 틈틈이 진행한다. 또 교육과정이 종료된 뒤에도 전문 컨설턴트의 취업 상담 서비스를 2년간 제공해 ‘취업이 될 때까지’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삼성희망디딤돌 2.0을 거쳐 간 자립준비청년 125명 중 취업에 성공한 인원은 59명으로, 누적 취업률은 지난해 기준 47.2%다. 해당 과정 참여 이후 대학에 복학하거나 워킹홀리데이에 가는 등 개인적 이유로 취업을 보류한 청년들을 감안하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