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관세 충격 본격화… 5월 對美 수출 14.6% 급감

입력 2025-05-21 18:58

이달 1~20일 수출액이 1년 전보다 2.4% 감소하면서 미국의 관세 발효에 따른 수출 감소가 본격화됐다. 관세 직격타를 맞은 철강·자동차 품목의 수출 실적 하락이 두드러진다.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는 반도체가 언제까지 버텨줄지도 미지수다. 올해 한국 수출은 미·중 간 무역협의 내용에 따라 전년보다 4~11%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관세청은 지난 1~20일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감소한 320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21일 밝혔다. 미국 등 주요국에 대한 수출 감소 영향이 컸다. 특히 미국으로의 수출액은 14.6% 급락한 52억5400만 달러에 그쳤다. 미국이 관세를 부과한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 감소가 눈에 띈다. 철강(-12.1%), 자동차 부품(-10.7%), 자동차(-6.3%)가 대표적이다. 그나마 반도체 수출액이 17.3% 늘어 전체 하락분을 일부 상쇄했다.

아직 5월 집계가 완료되진 않았지만 이달 들어 미국 관세에 따른 충격파가 수출 감소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이 25%로 책정한 철강 관세율 여파가 5~6월부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무역 당국도 관세 영향이 이달부터 본격 나타날 것으로 본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수출지역담당관회의를 주재하고 “5월에는 미 관세 조치 영향이 실질적으로 반영돼 미·중 시장으로의 수출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날 발간한 ‘경제 동향 및 이슈 5월호’에서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올해 한국 수출이 전년 대비 3.6%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미국이 부과 중인 기본 관세(10%)와 자동차·철강·알루미늄 등의 품목별 관세(25%)가 유지되고, 미국의 대중 관세도 30%로 인하(기존 145%)되는 것을 전제로 했다.

예정처는 향후 미·중 간 추가 합의 불발로 미국의 대중 관세율이 54%로 높아질 경우 한국의 수출 감소 폭이 4.7%로 커질 수 있다고 봤다. 만약 미국의 대중 관세율이 145%까지 올라가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수출 감소 폭은 10.6%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당 시나리오에선 그나마 선전 중인 반도체 수출마저 부진해지는 것으로 나타나 우려가 크다. 예정처는 “한국의 대중 수출은 반도체, 무선통신 부품 등 중간재 위주로 구성돼 있어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면 한국의 대중 수출도 줄게 된다”고 설명했다.

세종=양민철 이의재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