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단일화 구애에도… “할 얘기 없다” 선 그은 이준석

입력 2025-05-21 18:58 수정 2025-05-22 00:33
이준석(오른쪽)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1일 경기 성남 가천대 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학식먹자 이준석’ 행사에 찾아온 안철수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 후보는 안 위원장과 만남 뒤에도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1일 ‘이재명 공공의료의 상징’으로 꼽히는 경기도 성남시의료원을 찾아 “지를 땐(무책임하게 추진할 땐) 본인 치적으로 포장하고 사후 관리가 안 되는 전형적인 치적 쌓기 정치”라고 날을 세웠다. 공공의료원인 성남시의료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정치적 시작점으로 평가받는 곳이다. 이준석 후보는 단일화 설득을 위해 자신을 찾아온 안철수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웃으며 만났지만, 회동 뒤엔 “상의할 얘기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준석 후보는 성남시의료원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기획된 것만큼 활성화되지 않았고, 빈 병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성남시의료원은 병상 가동률이 30% 수준이며 매년 약 4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준석 후보는 “지방 의료를 공공의료로 해결하겠다는 이재명 후보의 발상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깊이 탐구해 이재명 의료정책의 비현실성을 짚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는 앞서 가천대 학생들과 점심 식사를 함께하는 ‘학식먹자’ 행사를 진행했다. 이때 ‘단일화 특사’ 격으로 자신을 찾아온 안 위원장을 만났다. 두 사람은 학생들 앞에서 “정치는 (이 후보가) 저보다 오래됐다” “노동 경직성 문제는 안 의원이 잘 아신다”며 서로를 칭찬했다. 이후 자리를 옮겨 약 15분간 비공개 차담을 나눴다. 안 위원장은 회동 뒤 취재진에게 “제 (단일화 관련) 경험담이라든지, 후보 단일화 생각이 있을 땐 어떻게 하면 좋겠다 정도의 조언을 했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이 후보에게 단일화에 나서 달라고 직접적으로 요청하진 않았다고 했다. 다만 그는 “(우리) 당으로 오면 내가 나이로는 선배지만 잘 모시겠다, 그 정도 얘기는 했다”며 “모든 최종 결정은 이 후보에게 다 맡겼다. 추후 만남의 가능성을 열어놓자고 서로 합의됐다”고 전했다. 또 “필요하다면 김문수 후보과 직접 만나는 것도 주선할 수 있으니 언제든 얘기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반면 이 후보는 “당장 상의드릴 얘기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단일화는 없다’는 입장은) 달라진 게 전혀 없다”며 “안 의원과 정치 개혁이나 과학기술 진흥에 대해서는 언제든 힘을 합칠 계획이지만 지금은 뜻한 바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형님, 내심 단일화 고민하시는 거 아니에요?”라고 묻기에 “아닌데”라고 답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성남=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