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자신의 안방인 인천을 찾아 “나라가 빚을 지면 안 된다는 건 무식한 소리”라고 말했다. 경기 침체기에는 정부가 재정을 적극 투입해 성장률 하락을 방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후보는 최근 논란이 된 이른바 ‘호텔 경제론’에 대해선 “경제 활성화를 설명한 걸 곡해하는 거면 나쁜 사람들”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인천 남동구 구월로데오광장 유세에서 올해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0.2%를 기록한 것을 언급하며 “정부가 이럴 때 재정 지출을 늘려서 동네에 돈이 돌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0만원이라도 열 바퀴 돌면 100만원이 된다”며 “그게 경제가 활성화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돈을 풀면 연쇄적으로 소득과 소비가 증가해 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개념의 ‘승수효과’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이 후보는 또 보수 진영에서 공격하는 ‘호텔 경제론’을 의식한 듯 “이걸 설명했더니 이상하게 꼬았다”고 토로했다.
이 후보는 “나랏빚이 1000조원을 넘었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1년 국내총생산(GDP)은 2600조원”이라며 “1000조원이면 국가부채가 50%도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는 코로나 당시 많게는 GDP의 20%까지 빚을 지면서 국민을 지원했다”며 “그런데 우리나라는 공짜로 주면 안 된다는 희한한 생각 때문에 돈을 빌려만 줬고, 결국 다 빚쟁이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라 살림은 국민을 위해 하는 것”이라며 “힘없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게 바로 정치”라고 강조했다.
현역 국회의원으로 인천 계양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이 후보는 ‘인천 대통령’임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인천 출신 최초의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겠다”며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제가 사는 동네를 제가 더 잘 챙기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 후보는 인근 부평구로 자리를 옮겨선 1959년 간첩 혐의로 사형된 인천 출신의 죽산 조봉암 선생을 언급하며 자신 역시 ‘사법 살인’의 표적이 됐다고 호소했다. 그는 “기득권의 완전한 공적이 돼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공격당하고 수사당하고 밟혀왔다”며 “칼로, 펜으로, 법으로 죽을 뻔했지만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유튜브 생중계를 진행하며 “(집권하면) 대통령실에 반복 민원 전담 비서인 ‘공공갈등조정관’을 둘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2012년 경기 성남시장 시절 공공갈등조정관 제도를 도입한 바 있는데, 이를 국정에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인천=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