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방탄조끼는 국민, 저를 지켜주는 건 양심과 청렴”

입력 2025-05-22 02:01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1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에서 열린 ‘고양시 청년농업인 모내기 및 새참간담회’ 행사에 참석해 청년농부와 이앙기를 몰고 있다. 김 후보는 “제 방탄조끼는 여러분”이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직격했다. 고양=최현규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연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한 ‘네거티브 공세’에 주력하고 있다.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를 부각하는 동시에 자신이 내세우는 ‘청렴·정직’ 이미지와 대비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는 또 비상계엄과 탄핵을 언급하며 “부족한 점을 반성하고 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21일 경기 김포 사우문화체육광장 현장유세에서 민주당의 공직선거법 개정 추진을 두고 “도둑이 절도죄로 재판받고 벌을 받을 것 같으니 절도죄 자체를 아예 형법에서 없애버리는 것과 다를 게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이 후보 공직선거법 사건에 대해 대법원의 유죄취지 판결이 나오자 민주당이 판결 근거가 된 조항 개정에 나선 것을 ‘방탄입법’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김 후보는 “민주당에는 ‘민주’가 없다. ‘비명횡사’라고 들어봤나”라며 “이재명을 지원하지 않으면 횡사, 그냥 골로 간다는 거다”고 민주당의 ‘이재명 일극체제’도 비판했다.

김 후보는 파주 새암공원 유세에서는 “어떤 사람은 방탄유리를 앞에 쳐 놓고 유리 안에 들어가서 연설한다는데, 유리가 앞을 막아서 국민과 소통이 되겠느냐”고 했다. 이어 “감옥에 있으면 방탄조끼도 방탄유리도 필요없고, 법인카드 긁을 필요도, 일제 샴푸 쓸 필요도 없다”며 “죄 지은 사람들은 감옥에 있으면 확실하게 국가가 방탄을 해 준다”고 이 후보를 직격했다. 그는 “제 방탄조끼는 바로 국민 여러분”이라며 “저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건 제 양심과 청렴성”이라는 발언도 했다.

김 후보는 이날 김포·고양·파주·동두천·양주·남양주 등 경기 북부 지역을 훑었다. 김 후보는 지역의 최대 민원 사안인 교통문제 해결을 약속하며 수도권 표심 공략에 주력했다. 그는 김포 유세에서 “콩나물시루 같은 김포골드라인 문제를 잘 안다”며 “(당선되면) 김포 GTX-D 노선을 바로 시작하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그에 앞서 고양 화정역광장 유세에서는 “일산대교는 제가 (경기지사로) 있을 때 개통됐다. 편리하지만 유료여서 힘든 게 많다”며 “일산대교를 보다 싸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동두천 지행역 앞 광장에서는 “미군 철수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고 한·미동맹을 더 강화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고양에서 청년 농업인들과 모내기 작업을 함께 하기도 했다. 모판을 실은 이앙기를 직접 운전하고, 청년 농업인들과 새참 시간을 가지며 “농업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한편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대선이 끝난 후 돌아간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선거대책위원회 불참 의사를 재확인했다. 미국 하와이에서 홍 전 시장을 만나고 이날 귀국한 김대식 의원은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홍 전 시장이) 탈당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선대위 합류에 명분이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다만 “김 후보가 (대선에서) 선전할 수 있도록 확실하게 지지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고양·김포·동두천=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