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머니마켓펀드(MMF)로 향하고 있다. MMF는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국고채나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증시 변동성이 커져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데다 은행 예금보다 높은 이익을 거둘 수 있어서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일 기준 MMF 설정 규모는 233조612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만 61조1055억원 자금이 유입됐다. 특히 법인 자금이 크게 늘어 법인의 MMF 설정 잔액은 213조7919억원으로 전체의 91.5%다. 돈을 안전하게 운용해야 하는 법인으로서는 필요하면 언제든지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으면서도 은행 예금보다 높은 연 3%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MMF가 유용한 단기자금 운용 수단이다. 최근 1년 만기 시중은행 예금 금리는 1%대로 내려왔다.
국내외 경기 전망이 불확실해지며 MMF에 돈을 대기시켜 놓는 개인 투자자 수요도 적지 않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들은 최근 당장 금리 인하가 쉽지 않다고 밝히며 불확실한 경제 전망을 이유로 들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9일(현지시간) 모기지은행협회(MBA)가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6월이라고 상황이 뚜렷해질 거로 생각하지 않는다. 7월도 마찬가지”라며 “상황 전개를 지켜보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MMF 투자 수요가 늘면서 주식처럼 간편하게 사고파는 MMF 상장지수펀드(ETF)도 인기다. 이날 코스콤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가장 많은 투자금이 향한 ETF는 ‘코덱스(KODEX)머니마켓액티브’로 2조8359억원이 순유입됐다. ‘라이즈(RISE) 머니마켓액티브’ ‘1Q 머니마켓액티브’에도 각각 6400억원, 5700억원이 순유입됐다. 최근에는 미국 달러 기반 MMF ETF인 ‘KODEX 미국머니마켓액티브’가 국내 증시에 처음 상장됐다.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 원화 MMF ETF보다 더 높은 수익을 목표로 할 수 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