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감수성… 평신도 사역 강화… 신학교육 혁신적으로 바뀌어야”

입력 2025-05-22 03:04 수정 2025-05-22 10:32
임성빈 전 장로회신학대 총장이 2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원두우신학관 예배실에서 열린 연세대 신과대학 110주년 공개강좌에서 강연하고 있다.

교회 사역의 공공성과 다양성이 요구되는 시대적 상황에 발맞춰 한국 신학 교육이 지역사회에 긴밀하게 대응하며 평신도 사역자 교육을 확대하는 등 혁신적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설립 110주년을 맞은 연세대 신과대학(학장 김현숙)에서 개최한 공개강좌에서다.

21일 서대문구 연세대 원두우신학관 예배실에서 ‘초융합시대의 신학교육’을 주제로 열린 행사엔 임성빈 전 장로회신학대 총장과 유영권 연세대 연합신대 교수가 주제 강연자로 나섰다.

‘새로운 시대를 위한 교육의 방향’에 대해 강연한 임 전 총장은 “세계적으로 기독교가 위기인 상황에서 그 핵심에 선 신학 교육이 변혁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실천해야 한다”며 한국 신학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 5가지를 제안했다.

먼저 글로벌 이슈와 지역성을 동시 고려한 신학 교육을 강조했다. 임 전 총장은 “신학생들이 한국 내 문화사회적 맥락을 놓치지 않으면서 정의 평화 생태 등 공공 신학적 이슈를 두고 국제적 공동체와도 소통할 수 있는 글로벌 감수성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목회자 양성 중심의 교육에서 평신도 사역자 배출을 위한 전환도 요구했다. 임 전 총장은 이를 위해 평신도 대학원 과정 강화와 평신도를 위한 대학원 수준의 기독교 리더십 석사과정 신설 등을 제안했다.

교회와 신학교의 연계 강화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과거엔 교회학교 학생회, 대학 청년부에서 활동한 뒤 신학교에 입학하는게 일반적이었지만 지금은 그런 사례가 많지 않은 현실이다. 임 전 총장은 학교와 교회가 협력해 프로젝트 기반의 학습을 지향하고 이론과 현장 학습을 통합하는 형태로 학생들의 실질적인 사역 능력을 높이는 방안을 고심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밖에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학습 체계 구축, 신학적 지식 전달 중심에서 성품 형성 중심의 교육 방향 전환 등에 대한 필요성도 제시됐다.

이날 ‘연세신학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강연한 유 교수는 “신학은 모든 학문을 연결할 수 있는 허브 역할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신학교육이 인공지능(AI), 기후위기 등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미국 하버드 등 해외 신학대와 같이 다른 학과에 연계하고 통합해 학문을 연구할 수 있도록 복수 학위 과정 신설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세대 윤동섭(아래 왼쪽에서 다섯번 째)총장과 연세대 신과대학 김현숙(아래 오른쩍에서 네번 째) 학장이 21일 공개강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세대 신과대학 제공

연세대 윤동섭 총장은 축사에서 “연세대의 핵심 정신과 가치를 지키는 신과대학의 변화가 시대의 도전 응답하는 선도적인 학문의 장이 될 것을 믿는다”고 했다.

글·사진=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