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급등 속 “쌀 산 적 없다” 실언 농림수산상 경질… 후임엔 고이즈미

입력 2025-05-21 19:10
AFP연합뉴스

일본에서 쌀과 관련한 실언으로 여론의 비판을 받은 에토 다쿠 농림수산상이 경질됐다. 후임에는 고이즈미 신지로(사진) 전 환경상이 기용됐다.

NHK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21일 도쿄 관저에서 에토 농림수산상을 만나 사직서를 수리했다. 지난해 10월 이시바 내각 출범 이후 사실상 첫 번째 각료 경질이다. 에토는 “국민이 쌀값 상승으로 고생하는데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에토는 지난 18일 사가현에서 열린 자민당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서 정부 비축미에 대해 발언하던 중 “나는 쌀을 산 적이 없다. 지원자들이 준다. 집에는 팔 수 있을 만큼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쌀 품귀 현상과 가격 급등에 시달리는 일본에서 에토의 발언은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일본의 쌀 소매가는 5㎏당 평균 4268엔(약 4만1000원)으로 1년 전보다 두 배 올랐다. 일본 정부는 지난 2월 비축미 21만t을 긴급 방출했고 3월에는 입찰 물량의 90% 이상을 낙찰받은 전국농업협동조합연합회에 공급 확대를 요청했다.

이시바는 당초 에토에게 주의만 주고 유임시키려다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경질을 택했다. 오는 7월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둔 이시바에게는 또 하나의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이시바 내각 출범 후 치러진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자민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고이즈미가 신임 농림수산상으로 발탁됐다. 아베 신조 2기 내각에서 환경상을 지낸 데 이어 두 번째 입각이다. 고이즈미는 이시바와 면담 후 기자들에게 “쌀값 급등에 신속히 대응하고 국민의 분노와 불신을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