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최단신 듀오, 잠자는 사자 깨웠다

입력 2025-05-21 19:34 수정 2025-05-22 00:22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외야수 김지찬이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맞대결에서 타석에 서 있다. 이날 11회 1사 만루에서 우전 적시타를 터트린 김지찬은 팀의 6대 3 승리에 앞장섰다(왼쪽 사진).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외야수 김성윤이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맞대결에서 타석에 서 있다(오른쪽). 김성윤은 이날 6회초 2사 1, 2루에 동점 득점에 성공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위기의 5월을 보내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가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163㎝의 리그 최단신 듀오인 김지찬과 김성윤이 동시에 출격하는 극강의 테이블세터진을 다시 구축했다. 삼성은 이달 들어 마운드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타선의 힘을 앞세워 반격에 도전할 전망이다.

삼성은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맞대결에서 6대 1로 승리하며 약 한 달 만에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5월 들어 극심한 부진이 이어지던 끝에 상위 타선의 활약으로 반등의 가능성을 밝혔다.

반등을 이끄는 건 올 시즌 두 차례 햄스트링 부상을 딛고 돌아온 김지찬이다. 1군 복귀 후 처음 선발로 나선 전날 경기에서도 연장 11회 1사 만루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결승타를 때려내더니, 이틀 연속 맹타를 휘둘렀다. 이날 김지찬은 3타수 2안타 3득점으로 불을 뿜었다. 4회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내며 팀의 첫 출루를 만든 김지찬은 6회 좌전안타, 8회 우전안타를 치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전날까지 삼성의 시즌 팀 타율은 0.270으로 롯데 자이언츠(0.288)에 이어 리그 2위였다. 하지만 5월에는 0.237(7위)까지 떨어졌다. 특히 김지찬이 복귀하기 전까지 장타보다는 단타 개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하는 현상이 반복됐다.

빠른 발과 타격력을 갖춰 작전 수행에 능한 김지찬의 가세는 삼성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위 타순에 배치된 김성윤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 요소 중 하나다. 김성윤은 올 시즌 팀 내 가장 많은 도루 11개, 김지찬은 7개를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 무릎인대 부상으로 주춤했던 김성윤은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김지찬의 공백을 메우고 주전으로 올라섰다. 시즌 타율 0.340(153타수 52안타)의 김성윤은 이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삼성은 상승세를 탔던 지난달 테이블세터진의 활약이 돋보였다. 부상에서 잠시 복귀했던 김지찬과 김성윤이 밥상을 차리면 구자욱과 강민호, 르윈 디아즈 등 중심 타선이 해결하는 이상적인 그림이 그려졌다. 타선의 득점 지원이 많아지면 마운드도 부담을 덜 수 있다. 삼성은 전통적으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에 강한 모습을 보여 ‘여름성’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초반부터 하위권에 처져 있으면 시즌 중반 순위 싸움에서 추격 동력을 잃을 수도 있다. 김지찬의 복귀를 계기로 이달 남은 경기에서 치고 올라가야 반등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누리 박구인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