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아버지를 따라 자연스럽게 어린 시절을 교회에서 보냈습니다. 예배당 바닥에 이불을 깔고 잠들고, 교회에서 뛰놀던 그 시절은 제게 너무도 당연한 일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신앙은 종종 겉모습에 머무르곤 했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 건 고등학교 시절 음악에 빠져 실용음악과에 진학하면서부터였습니다. 색소폰 연주를 통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일은 분명 즐거웠지만 제 마음 한편에는 늘 ‘이 길의 끝에 무엇이 있을까’ 하는 질문이 맴돌았습니다.
해군 군악대에서 복무하면서 하나님께서 새로운 시야를 열어주시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습니다. ‘순항훈련’이라는 이름으로 세계 여러 나라를 순회하며 연주하는 특별한 기회가 있었는데 전역일과 일정이 겹쳐 참여하기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낙심한 채 휴가를 나왔을 때 어머니와 함께 참석한 북한선교집회에서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이번 순항훈련에 참여하게 해주신다면 북한을 위해 날마다 기도하며 훗날 통일이 되었을 때 그 땅에 저도 함께하겠습니다.”
어쩌면 하나님과의 거래처럼 들릴 수 있는 이 기도를 하나님께서 외면하지 않으셨습니다. 복귀하자마자 군악대장님께서 저를 부르시더니 시험을 다시 보라고 하셨습니다. 결국 저는 순항훈련단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군함을 타고 여러 나라를 순회하며 혼자 있는 밤마다 바다 위에서 하나님께 기도드렸습니다. ‘이제 나도 복음 전파를 위해 살겠다’는 사명을 제 마음에 새기는 은혜의 시간이었습니다.
북한 땅에 라디오 전파로 복음이 전해지는 걸 알게 되니 방송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이에 음향제작과로 전과해 방송기술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현재는 북한에 복음을 전하는 라디오 방송국에서 전파사역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주는 영이시니 주의 영이 계신 곳에는 자유가 있느니라”(고후 3:17)라는 말씀을 붙잡고 오늘도 저는 북한 땅에 하나님의 영이 임하셔서 참된 자유가 흘러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이 자리에서 복음 통일의 날을 기다리며 겸손하고 충성된 그릇으로 준비되기를 소망합니다.
원나실 양목교회 청년
[이것이 나의 간증이요] 북한 땅에 전파로 복음… 하나님의 영이 임하시길
입력 2025-05-24 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