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이 받은 샤넬백, 김건희 비서에 전달된 듯

입력 2025-05-21 00:11 수정 2025-05-21 20:55
연합뉴스

검찰이 통일교 간부가 ‘건진법사’ 전성배(65)씨를 통해 김건희(사진) 여사에게 건네려 한 ‘샤넬백’이 김 여사 수행비서에게 전달된 정황을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는 2022년 당시 통일교 세계본부장 윤모씨가 전씨에게 건넨 1000만원대 샤넬백이 김 여사 수행비서 유모씨에게 전달된 정황을 확인했다.

검찰은 윤씨가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한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등 통일교의 ‘5대 핵심사업’을 청탁하면서 전씨를 통해 샤넬백 세트와 함께 6000만원대 다이아몬드 목걸이, 천수삼 농축차 등을 김 여사 측에 전달하려 한 것으로 본다. 전씨는 검찰 조사에서 “기억나지 않는다. 잃어버린 것 같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일부 선물이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유씨가 샤넬백을 건네받은 뒤 웃돈을 얹어 다른 샤넬 제품으로 교환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최근 샤넬코리아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샤넬 제품 일련번호 등을 대조해 이 같은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김 여사가 코바나컨텐츠를 운영했던 때부터 함께 일해 온 최측근으로 꼽힌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사저를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유씨를 포함한 김 여사 수행비서들의 주거지에 대해서도 강제수사에 나서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하지만 당시 샤넬백과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검찰은 김 여사가 샤넬백을 실제로 받았는지, 또 통일교 측의 청탁을 들어줬는지 등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김 여사는 건진법사 등으로부터 샤넬 가방 등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김 여사 측은 유씨와 전씨 간 벌어진 일에 대해 김 여사가 전혀 모르고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도 전씨와 김 여사 연관성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샤넬백 등 전씨에게 건네진 선물의 실물을 확보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청탁 성사 여부 등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한 뒤 김 여사에 대한 소환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김 여사가 검찰 소환에 즉각 응할 가능성은 떨어진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김 여사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의혹 수사와 관련한 서울중앙지검의 소환 통보에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 등을 들며 응하지 않았다.

한웅희 기자 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