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李 겨냥 “나는 방탄복·방탄유리 필요없다”

입력 2025-05-20 19:11 수정 2025-05-20 23:57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0일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 앞 광장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악수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자기 자신이 지은 죄를 반성해야지, 방탄유리, 방탄조끼, 방탄입법으로 지은 죄를 씻을 수 있느냐”고 직격했다.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 후보 때리기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이틀 연속 서울에서 현장 유세를 이어간 김 후보는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에 맹공을 가했다. 김 후보는 서초구 고속터미널역 유세에서 “자기(이 후보)가 지은 죄가 얼마나 많으면 방탄조끼를 입은 것도 모자라서 방탄유리도 앞에다 두고, 방탄법까지 만들고 있다”며 “저는 방탄조끼를 입지 않았다. 방탄유리도 방탄입법도 필요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테러 위협을 이유로 방탄복을 입고, 유세장에 방탄유리까지 설치한 것을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와 엮어 비꼰 것이다. 김 후보는 송파구 석촌호수 유세에서는 “죄 많은 사람은 방탄조끼 입을 것이 아니라 가장 안전한 국가시설 교도소로 가 있으면 된다”는 발언도 했다.

김 후보가 이틀 연속 수도권 민심 잡기에 집중하는 동안 당과 선대위는 최근 지지세가 흔들리고 있는 영남권을 돌며 보수층을 다독였다. 한 선대위 관계자는 “단일화 파동에 실망한 보수 유권자들이 많아 지역구 의원들이 일일이 유권자를 만나며 읍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 첫 현장 지원유세에 나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일대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김문수 후보 이름이 적히지 않은 선거운동복을 입었다. 연합뉴스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한동훈 전 대표도 이날 부산 광안리에서 처음으로 현장 지원유세를 시작했다. 한 전 대표는 “커피 원가를 120원이라고 하고, ‘노쇼성장론’으로 무식하게 나라를 망치는 세력에게 대한민국을 넘겨줄 수 없다”며 “이재명이 가져올 위험한 나라를 막아야 한다. 일단 저 위험한 세력이 나라를 망치는 것을 저와 함께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한 전 대표는 다만 직접적으로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하지는 않았다. 그는 “김 후보와 생각이 다른 점이 있고 본질적 차이가 극복되기는 어렵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리로 나왔다. 나라가 위험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기호 2번’이 찍힌 빨간색 국민의힘 선거운동복을 입었지만 옷에 김 후보의 이름은 적혀 있지 않았다.

그는 “경선 과정에서 3대 1, 4대 1, 5대 1로 친윤(친윤석열)들과 싸웠다. 누군가는 그런데도 왜 국민의힘을 돕냐고, 배알도 없는 호구라고 한다”며 “나는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호구가 되겠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21일은 대구, 22일은 충북 청주와 강원도 원주를 찾아 지원유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정우진 기자, 부산=이강민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