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배우자 토론 제안에… 설난영 “언제든지 환영”, 이재명 “말이 되는 소리냐”

입력 2025-05-20 18:54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설난영(왼쪽) 여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 여사가 지난 1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중앙신도회 창립 70주년 기념식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20일 대선 후보 배우자 검증을 위한 TV토론회를 더불어민주당에 공식 제안했다. 김문수 후보 배우자인 설난영 여사도 “국민이 원하시면 언제든 임할 것”이라며 환영했다. 하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즉흥적이고 무책임하다”며 단칼에 거절했다.

설 여사 측은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연히 검증받아야 한다. 국민이 원하시면 언제든 나가서 투명하게 토론에 임하겠다’는 게 (여사의)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도 유세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인 리스크가 대통령 리스크와 마찬가지로 있었기 때문에 검증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취지”라며 “후보자 검증이 기본이지만 가족 부분에 대해서도 알 필요가 있고 (그래야) 정확한 투표가 될 수 있다. 특별히 거절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영부인은 대통령 곁에서 국민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 서 있는 공인이지만 오랫동안 검증의 사각지대에 있었다”며 오는 23일까지 대선 후보 배우자 TV 생중계 토론에 대한 이 후보의 입장을 밝혀 달라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시기 대통령 배우자 문제는 국민께 희망보다 실망을, 통합보다 분열을 안겨드렸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말도 했다. 윤석열정부 내내 따라다녔던 김건희 여사 논란을 이번 대선에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국민의힘은 ‘국민 알권리’를 내세웠지만 실상은 김혜경 여사가 경기도 법인카드를 유용한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은 점을 설 여사와 대비해 김 후보의 청렴성을 부각하려는 목적을 담았다는 평가다. 이번 대선이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 양자대결 구도임을 부각하려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김혜경 여사도 ‘대선 후보 배우자를 무한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며 “대통령 후보 배우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게 국민적 요구”라고 힘을 실었다.

반면 이 후보는 김 위원장 제안에 “신성한 주권 행사의 장을 장난치듯 이벤트화하면 안 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는 유세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럼 (배우자 없는) 이준석 후보는 어떻게 하나. 말이 되는 얘기를 해야 한다”며 “그게 그 당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후보도 “(대선이) 2주도 안 남은 상황에서 시간낭비”라며 “국민의힘은 선거를 이기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런 ‘아무 말 잔치’로 선거에서 이길 줄 모르겠다”고 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