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계획도시인 경남 창원시. 1970년대 방위산업을 포함한 중화학공업단지를 세우기 위해 허허벌판에 공단을 조성하면서 지어진 이 도시는 이제 전국적 지명도의 국가산업단지를 갖춘 대도시로 성장했다.
국가산단을 품은 경남도는 조선, 방산, 원전 등 주요산업의 요람이지만 디지털 혁명, 지식정보화 시대를 맞으면서 제조업 중심에서 탈피해 산업 구조를 재편해야 한다는 생존과제 앞에 놓였다.
경남의 기업정책을 주도하고 회원사의 권익을 대표하는 경남경영자총협회는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연임 중인 이상연 회장을 중심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경남경총은 올해 슬로건을 ‘새로운 미래, 함께 가는 경남경총’으로 정하고 경남의 중심 경제단체 역할을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경남경총은 지난해 처음 개최한 경남경영인의 날 행사를 올해도 이어서 열고 지역경제 발전과 동반 성장에 기여한 경영인을 시상한다. 올해는 경남경영인의 날 포상 훈격을 상향 조정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경총 산하 자문단과 5개 분과 위원회 활동을 동시에 강화한다. 지역사회와 경제적 여건을 고려한 새로운 정책을 발굴해 실행하면서 지역 경제 전반의 발전을 이끌어갈 계획이다.
이 회장이 제안한 ‘아름다운 동행’ 정책에 따라 경총의 지역사회공헌 활동도 이어간다. 지역사회공헌위원회 활동으로 사회공헌기금을 조성, 올해 제2회 경남경영인의 날 행사에서 도내 취약 계층 등에 기부할 계획이다. 창립 40주년 행사가 열린 지난 2023년 1억7900만원을, 지난해에는 1억원을 도내 장애인 지원 기관과 취약계층에 기부했다.
경남경총은 올해 회원사에 대한 서비스를 확대해 임원사 중심이던 경조사 지원을 전체 회원사로 확대하고 회원사 창립기념일에 축하 선물도 제공한다. 기업은 군대만큼이나 사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노사상생·중대재해예방 활동, 인적자원개발을 통한 기업 역량 강화 등 회원사 교육 및 컨설팅 사업을 강화하고 지역 일자리 창출 지원 사업도 한다.
특히 경남경총 회관을 건립해 운영 효율을 강화하는 방침을 추진 중이다. 현재 3곳에 분산된 경남경총의 사무공간을 한곳에 모아 회원사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대기업 회원사들이 적극적인 동참과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회관 건립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협회 수익을 높이고 회원사 확충에도 공을 들일 방침이다. 경남 주요 대기업, 중견기업과 유망 중소기업 등 313개사인 현재의 회원사를 2025년까지 500개사로 확대한다.
이 회장은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경남 경제인들의 저력과 도민의 성실함, 공동체 정신으로 지금의 경제위기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남경총 회장으로서 기업의 성장, 일자리 창출, 도민이 행복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정책제안과 혁신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코로나 때 위안 줬던 김제덕 선수 초교 때부터 후원
‘나눔 앞장’ 이상연 경남경총 회장 “회원들의 힘·지혜 모으는데 집중”
‘나눔 앞장’ 이상연 경남경총 회장 “회원들의 힘·지혜 모으는데 집중”
이상연(사진) 경남경총 회장은 16~17대 회장을 연임 중이다. 회원사들의 만장일치 추대를 한사코 거절했지만 거듭되는 부탁과 권유를 끝내 물리치지 못했다고 한다. 16대 임기 동안 회원사를 늘리고 사회공헌사업을 대폭 확대하는 등 성과를 올린 데다 이 회장 특유의 따뜻한 카리스마가 만장일치 재추대의 배경이 됐다.
이 회장이 경영하는 경한코리아 사옥에는 최연소 양궁 국가대표 김제덕 선수 사진이 걸려있다. 이 회장은 김제덕의 오랜 후원자이자 최대 후원자다. 경북 예천이 고향인 이 회장은 김제덕이 초등학생 때부터 국제대회 등에 나갈 때면 “기죽지 말라”며 용돈을 챙겨줬다.
“제덕이는 정말 해맑은 아이거든요. 올림픽에서 보여준 밝고 순수하고 당당한 모습이 코로나19로 힘든 국민들에게 큰 위안이 됐습니다.” 김 선수를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히는 이 회장은 영락없이 사랑이 많은 모습이다. 이 회장은 현재 김 선수를 포함해 고향 예천의 초·중·고 양궁부 전체를 후원하고 있다.
진주에 김장하 선생이 있다면, 창원에는 이 회장이 ‘나눔’의 미덕을 펼치고 있다. 1976년부터 문화 불모지 창원에 근로자 문화공간을 만들기 위해 솟대패사물놀이 예술단의 공연을 후원한 것이 40년째다.
그가 후원하는 경남오페라단과 경남리틀싱어즈는 지역의 예술인들을 키우고 미래를 잇는 소중한 지역 자산이 됐다.
이 회장은 또 치안 유지에 헌신하는 경남지방경찰청 직원 자녀들에게 13년 동안 장학금을 지원했다.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장학금을 줄 수 없게 되자 순직, 공상퇴직한 경찰관과 다문화 및 북한 이탈주민 등 사회적 약자 가정 자녀를 발굴해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업무협약을 2023년 체결해 장학사업을 지속 중이다.
장학사업, 예술계·새터민 후원 등 회사창립 후 70억원 이상을 이웃돕기에 출연하면서 경남 1호 나눔명문기업, 경남메세나 대상, 경상남도 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이 회장은 “기업가의 이윤 사회환원은 당연한 것이라 더 말씀드릴 것이 없다”며 “경남경총 회장으로서 위기극복과 경제발전을 위해 회원들의 힘과 지혜를 모으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창원=이임태 기자 si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