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윤 탈당했으니 김문수 지지… 보수대통합 필요”

입력 2025-05-20 00:09
하와이에 체류 중인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9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대위 합류를 설득하러 온 유상범·김대식 의원 등과 대화하고 있다. 김 의원은 홍 전 시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했으니 김문수 후보를 지지한다. 보수 대통합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제공

국민의힘을 탈당한 뒤 미국 하와이에 체류 중인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김문수 후보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국민의힘이 19일 전해왔다. 유상범·김대식 의원 등 4인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특사단은 홍 전 시장의 선대위 합류를 설득하러 방미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동훈 전 대표도 20일 김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탈당을 기점으로 경선 경쟁자들이 힘을 모으며 내부 결속을 다지게 됐다고 본다. 다만 홍 전 시장과 한 전 대표 모두 당 선거대책위원회에는 참여하지 않아 온전한 ‘원팀’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민일보에 “홍 전 시장이 보수 대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며 “(홍 전 시장은) 윤 전 대통령이 탈당했기 때문에 김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 등 특사단은 이날 홍 전 시장과 4시간가량 만찬을 하며 김 후보에 대한 지지 표명과 선대위 합류를 설득했다. 다만 홍 전 시장은 선대위 합류에는 부정적 입장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선대위 합류를 직접적으로 설득하지는 못했다”며 “내일 하와이에 남아 설득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앞서 홍 전 시장은 당 경선에서 탈락한 후 탈당하고 하와이로 떠났다. 김 후보는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지만 홍 전 시장은 거절했다. 홍 전 시장은 이후 국민의힘이 ‘국민의 짐’이 됐다며 보수 새판 짜기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지금은 힘을 모아야 할 때”라는 김 후보 메시지가 담긴 손편지를 전달할 특사단을 구성해 홍 전 시장 설득에 나섰다. 홍 전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 커버 사진을 푸른색 넥타이 차림으로 바꿨다가 다시 붉은색 차림으로 변경 했다.

한 전 대표 측도 20일부터 2박 3일간 부산·대구·청주·원주 등을 방문하는 지원 유세 일정을 이날 공지했다. 한 전 대표 역시 김 후보가 제안했던 공동선대위원장직은 수락하지 않고 ‘별동대’처럼 전국을 돌며 김 후보를 측면 지원할 계획이다.

한 친한(친한동훈)계 의원은 “당원으로서 최대한 선거에 힘을 보태려고 백의종군하는 것”이라며 “김 후보와 한 전 대표의 지지층이 달라서 서로 달리 움직이는 것이 전략적으로 맞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우리 후보를 찍어 달라고 설득하기 위해서는 계엄과 탄핵을 정면으로 극복해야 한다”며 “윤 전 대통령 부부, 그리고 자통당(자유통일당), 극우 유튜버 등 극단세력과 과감하게 절연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선대위 관계자는 “내부 정리가 이뤄지고 있다”며 “곧 완전한 양자 대결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