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팅하우스도, 체코 야당도… 한국 원전 수주 지지 표시

입력 2025-05-19 18:42
체코 두코바니 원전. 로이터연합뉴스

한때 한국과 분쟁을 벌였던 미국 원자력 기업 웨스팅하우스가 체코 원전 수주전에서 공개적으로 한국수력원자력을 지지하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차기 정권 창출이 유력한 체코 야당도 계약 속행 의사를 내비쳤다.

체코 공영 라디오는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웨스팅하우스가 ‘(두코바니 원전은) 체코에 막대한 경제적 이익과 에너지 독립성을 가져다줄 것이며, 웨스팅하우스는 지난 1월 협정에 따라 한수원의 프로젝트 수행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웨스팅하우스가 한수원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사실이 알려진 것은 처음이다.

앞서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 프랑스전력공사(EDF)와 함께 두코바니 원전 사업 수주 경쟁을 펼쳤다. 지난해 7월 한수원이 체코 정부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에도 두 회사는 승복하지 않고 체코 반독점사무소(UOHS)에 이의를 제기했다. 웨스팅하우스는 한술 더 떠 자국 법원에 지식재산권 관련 소송도 제기했다.

그러던 웨스팅하우스가 지난 1월 한국 측과 별도 합의를 체결한 뒤 법적 대응을 중단하고 ‘아군’으로 탈바꿈했다. 당시 한국은 웨스팅하우스에 로열티 지급과 일감 분배 등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두코바니 원전 건설 사업에서 일감 일부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체코 야당도 한수원과의 계약을 계속 추진하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오는 10월 선거에서 승리가 유력하다고 평가받는 체코 긍정당(ANO)의 알레나 실레로바 부대표는 지난 18일 ‘CNN 프리마 뉴스’에 출연, “선정위원회가 가장 유리한 제안을 택했을 것”이라며 “한수원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이의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법적 리스크는 여전히 남았다. EU 집행위원회가 한수원이 부당한 정부 보조금을 바탕으로 ‘저가 수주’를 성공시켰다는 프랑스 측 주장을 접수해 직권조사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한수원과 체코전력공사(CEZ) 간의 본계약은 지난 7일 EDF가 현지 법원에 제기한 가처분이 인용되며 제동이 걸렸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