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사진) 전 국민의힘 대표는 20일 부산을 시작으로 김문수 대선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다. 한 전 대표는 공동선거대책위원장직은 수락하지 않고, ‘별동대’처럼 전국을 돌며 김 후보를 측면 지원할 계획이다. 김 후보를 향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관계 단절을 거듭 촉구했다.
한 전 대표 측은 20일부터 2박3일간 부산·대구·청주·원주 등을 방문하는 지원 유세 일정을 19일 공지했다. 첫 유세 장소로 택한 부산 수영구는 친한(친한동훈)계 정연욱 의원의 지역구다. 최근 복당한 친윤(친윤석열)계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한 전 대표가 비대위원장으로 있던 지난 총선에서 수영구에 공천을 받았다가 ‘SNS 막말 논란’으로 컷오프된 바 있다.
한 전 대표가 21~22일 방문 예정인 대구 서문시장과 청주 육거리시장도 친윤계와 악연이 있는 곳이다. 한동훈 비대위는 지난 총선에서 5·18민주화운동 폄훼 등 논란을 빚은 도태우 변호사의 대구 중·남구 공천을 취소했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으로 있는 윤갑근 변호사는 청주 상당구 경선에서 탈락했다. 당 안팎에선 이 같은 지원 유세 동선을 두고 한 전 대표가 대선 승리의 조건으로 내세웠던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절연 메시지가 담긴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 전 대표는 “국민들에게 우리 후보를 찍어 달라고 설득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가 계엄과 탄핵을 정면으로 극복해야 한다”며 “윤 전 대통령 부부, 그리고 자통당(자유통일당)과 극우 유튜버 등 극단세력과 과감하게 절연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한 전 대표는 김 후보 일정과는 별개로 독자적인 지원 유세에 나설 방침이다. 한 친한계 의원은 “당원으로서 최대한 선거에 힘을 보태려고 백의종군하는 것”이라며 “김 후보와 한 전 대표의 지지층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달리 움직이는 것이 전략적으로 맞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