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관세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스콧 베선트(사진) 재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무역 대상국들이 미국과의 협상에 성실하게 나서지 않으면 다시 높은 관세를 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CNN에 출연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성실하게 협상하지 않으면 4월 2일 수준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4월 2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해방의 날’로 부르며 전 세계에 상호관세 폭탄을 발표한 날이다. 트럼프는 이후 상호관세 발효를 90일간 유예했고, 미국 정부는 각국과 협상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미국과 협상을 개시한 상태다.
베선트는 “우리가 단순히 (관세) 숫자를 정해버릴 수 있는 더 작은 교역 관계들이 많다. 또 다른 관점은 우리가 지역별 협상을 많이 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라며 “하지만 지금 당장 집중하는 것은 18개의 중요한 교역 관계”라고 말했다. 교역 규모가 큰 18개 국가와는 개별적으로 협상하지만 나머지 나라들은 지역 단위로 관세율을 설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베선트는 오락가락하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전략적 불확실성’이라고 옹호했다. 그는 “우리가 상대에게 너무 많은 확신을 주면 그들은 협상에서 우리를 가지고 놀 것”이라며 “나는 이 협상이 끝나면 소매업체와 미국 국민, 노동자 모두 더 나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베선트는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1’로 강등한 것에 대해서도 “누가 신경이나 쓰겠나. 카타르는 신경 쓰지 않는다.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도 마찬가지”라며 “그들은 (미국에) 돈을 밀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안보전략 간담회를 열고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7월 패키지(July Package) 도출을 목표로 국익 최우선과 상호호혜 원칙하에 차분하고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대미 협의가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계부처가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박민지 기자